[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참여연대는 17일 정부가 발표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제4차 기본계획)에 대해 "문제의식의 방향성은 적절했지만 대안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좌담회를 열고 "제4차 기본계획에서 패러다임을 '출산장려'에서 '삶의 질' 문제로 전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 대안은 과거 제3차 기본계획의 대응을 답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김형용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왼쪽)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진단과 평가 긴급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2.17 dlsgur9757@newspim.com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인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불평등을 확대하는 90년대 초반부터 한국의 출산율이 꺾이는데, 이 데이터가 보여주는 의미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기업 중심의 성장체제, 학벌, 노동시장 구조, 숙련체계 등 이 모든 것들을 다룰 수 있는 권한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용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보육·육아휴직과 관련해 "이번 제4차 기본계획은 현실적인 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이 잘 만들어졌지만 문제는 각 정부 부처에서 관리가능한 지표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라면서 "영유아수당의 신설, 육아휴직자 두 배 확대, 공보육 50% 달성, 온종일돌봄 확대 등 제시된 핵심정책은 청년 세대가 노동시장에서 경험하는 불이익과 경쟁, 주거불안, 아동기 돌봄공백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사회중심 돌봄 추구, 서비스 질적 제고에 집중하는 노인돌봄 방향성 면에서는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도 "노인돌봄 요양서비스는 65%가 재가요양(집에서 병원과 동일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으로 공공성 확대 증진이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제4차 기본계획에서는 재가요양 공공성에 대한 부분이 전혀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은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정책위원은 "노후소득보장 문제는 장기간 계획을 갖고 준비해야하지만, 그런 계획을 5년의 계획 안에 다 담을 순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제4차 기본계획에서 중심주체들은 보험료를 내고 보험료를 쌓아야 할 중간층인데, 제도의 신뢰도 얻지 못한 상황에서 노인들에게 시혜적으로 뭔가를 더 주겠다는 방식은 국민의 복지의식을 굉장히 낮게 끌어가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김승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제4차 기본계획에는 청년의 생식건강지원만 포함돼있다"며 "이것이야 말로 청년을 출산의 도구와 수단으로 보는 것이며, 청년의 문제에 대해 본질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15일 제4차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저출산 대책으로 육아휴직자 대상자를 확대하고, 소득대체율을 높여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정부는 제4차 기본계획을 위해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내년 36조원, 2025년까지 총 196조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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