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발주 백신 입찰서 도매상 들러리 세워 방해
검찰, 지난 1월 한국백신·도매업체 기소 후 추가 수사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국가 조달 백신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약업체 6곳과 임직원들에 대한 재판 절차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김선희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디스커버리·보령바이오파마·녹십자·유한양행·광동제약·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제약업체와 임직원 7명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날 SK디스커버리와 광동제약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SK디스커버리 측 변호인은 "임직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개인이나 회사가 부정한 이익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는 점을 공판 과정에서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보령바이오파마, 녹십자, 유한양행 측은 법률적 부분을 다툰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는 입장을 냈다. 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측은 "가장 나중에 기소가 돼 아직 기록 검토를 마치지 못했다"며 추후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재판부는 11월 16일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향후 증거조사 등 심리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이후 수사에 착수, 한국백신 등 제약업체들이 조달청에 백신을 공급하는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진행하면서 물량과 가격 등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후 한국백신 대표·임직원과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 등을 차례로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김민형 부장검사)는 추가 수사 끝에 지난달 5일 SK디스커버리 등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임직원들은 각 제약업체에서 영업업무를 담당하면서 지난 2016년에서 2019년 사이 국가 조달 백신 입찰과정에서 다른 도매업체를 들러리로 세우는 방식으로 입찰공정을 해친 혐의를 받는다. 제약업체들은 양벌규정에 따른 사용자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구체적으로 SK디스커버리·보령바이오파마·유한양행은 조달청 발주 백신, 녹십자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4가 백신, 광동제약·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페렴구균 백신 입찰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