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씨 등으로부터 성접대·뇌물받은 혐의…1심 무죄
김학의 "불미스러운 일 연루돼 송구…원심 판단 정당"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건설업자 윤중천(59) 씨로부터 뇌물과 성 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학의(64) 전 법무부 차관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오후 4시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차관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원심 판결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며 "원심 검찰 구형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김 전 차관에게 징역 12년에 벌금 7억원, 추징금 3억3760만원을 구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별장 성 접대 의혹'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9.16 pangbin@newspim.com |
이날 검찰은 "소위 별장 성접대 사건으로 명명돼 사회적 논란이 된 이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된 후 과거사위가 출범돼 재수사가 이뤄졌다"며 "실체는 고위공직자의 향응수수 사건이고 단순히 피고인의 뇌물수수 유무죄를 가리는 것을 넘어서 소위 검사와 스폰서 관계를 형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할지, 국민은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와 관련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일 1심처럼 무죄로 판단한다면 검사와 스폰서 관계에 대해 형사적 면죄부를 주는 것이고 대다수 성실한 검사와 다르게 살아온 일부 구성원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다름없다"라며 "국민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차관은 최후진술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이 자리에 서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송구스럽다"며 "생을 포기하려 한 적도 여러 번 있었고 이미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를 가슴 깊이 새긴 채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바람이 있다면 얼마 남지 않은 여생 동안 사회에 조금이나마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저로 인해 고통받은 가족에게 봉사하면서 조용히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현명하신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도 "원심 판단에 일부 잘못된 점이 있지만 충실한 증거조사와 사실관계에 비춰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 원심은 적절하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했다.
김 전 차관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10월 28일 오후 2시5분에 열린다.
김 전 차관은 윤중천 씨 등 3명으로부터 총 3억3000억 여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 2006년 9월부터 2008년 10월 사이 윤 씨로부터 3100만원, 2000년 10월부터 2011년 5월 사이 또 다른 사업가 최모 씨로부터 5000여 만원, 2012년 사망한 모 저축은행 회장 김모 씨로부터 1억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2006년에서 2008년 사이 윤 씨 소유 강원도 원주 별장 등에서 성 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고 이를 대가로 해당 여성이 윤 씨의 채무 1억원을 면제하도록 해준 제3자 뇌물수수 혐의도 있다.
1심은 김 전 차관의 금품수수 관련 일부 뇌물 혐의에 대해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성 접대를 포함한 나머지 뇌물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면소로 판결했다.
한편 윤 씨는 사기와 알선수재, 성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 총 징역 5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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