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위서 근로소득 줄어…5분위 가장 크게 감소
긴급재난지원금·공적연금 등 영향 이전소득 증가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올해 2분기 1·5분위 가구의 소득격차가 2015년 이후 가장 개선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소득층의 근로소득이 크게 줄어든 점도 영향을 줬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27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자료=통계청] 2020.08.20 onjunge02@newspim.com |
전체 소득 증가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공적연금 등 코로나19 관련 사회수혜금이 크게 늘면서 이전소득이 80.8% 늘어난 영향이 컸다. 특히 모든 분위에게 동일하게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소득규모가 작은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율을 더 높이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전소득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소득이 크게 줄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322만원, 94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4.6% 줄었다. 재산소득도 3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이 동시에 줄어든 것은 2003년 관련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특히 근로소득의 경우 근로자가구의 비중이 감소하고 취업인원도 줄면서 1~5분위 모두에서 감소했다. 1분위는 근로소득이 18% 줄어 가장 크게 줄었고, 2분위(-12.8%), 3분위(-4.3%), 4분위(-2.9%), 5분위(-4%)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금액으로 보면 5분위의 근로소득이 가장 크게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5분위 근로소득은 812만7000원에서 690만2000원으로 줄면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는 가구별로 100만원씩 지원된 긴급재난금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5분위는 상용근로자가 많은데 코로나19 영향으로 급여 증액이 둔화되고 특별급여가 제한되면서 임금상승이 저조했다"며 "근로소득이 공적이전소득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5분위의 근로소득은 줄고 1분위의 이전소득은 늘어나면서 가구의 소득격차는 1년 전보다 줄었다. 2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23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5배 포인트 줄었다. 동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4.19배 이후 가장 낮다.
그러나 공적이전소득 및 지출의 영향을 뺀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8.42배로 같은 기간 1.38배p 늘었다. 시장소득 기준으로는 1·5분위의 소득격차가 8배를 넘어서지만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공적지원금을 통해 소득격차가 4배로 줄어든 것이다.
[자료=통계청] 2020.08.20 onjunge02@newspim.com |
정 국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다양한 지원정책 등에 힘입어서 공적 이전소득의 증가폭이 확대된 영향"이라며 "다만, 외적 코로나 영향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고용소득은 좀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2분기 월평균 가계지출은 388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이 중 소비지출은 291만2000원으로 2.7% 증가했고, 비소비지출은 97만1000원으로 2.3% 줄었다.
소비지출에서는 ▲식료품·비주류음료(20.1%) ▲가정용품·가사서비스(21.4%) ▲교통(24.6%) 항목은 증가했다. 그러나 ▲의류·신발(-5.8%) ▲오락·문화(-21%) ▲교육(-29.4%) ▲음식·숙박(-5%) 등은 감소했다.
비소비지출은 경상조세와 연금기여금, 가구간 이전지출이 각각 5.5%, 4.4%, 15.3% 줄었다. 반면 이자비용은 최근 가계대출 잔액이 전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8.8% 늘었고, 사회보험료는 8.8% 증가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430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늘었다. 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 비중을 계산한 평균소비성향은 67.7%로 2.5%p 줄었다.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