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계 아동, 백인 대비 8배 흑인은 5배 높아
"중·고생 및 대학생이 코로나 확산 이끌 수 있어"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어린이의 코로나19 감염 정도가 어른보다 낮지만, 어린이 사이에서도 인종과 나이별로 확연히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서로 모순되는 듯한 감염 빛 발병 추세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것을 어떻게 헤석해야 할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소아과 어린이병원 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and the Children's Hospital Association)의 보고서를 인용, 어린이의 경우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더라도 심한 병세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지만, 성인과 매우 차별적인 감염 특징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 성인과 차별적인 감염 특징 보이는 어린이들
[카이로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집트 카이로의 한 의류매장 옆으로 마스크를 쓴 여아가 걸어가고 있다. 2020.08.05 |
어린이 코로나19 확진자는 7월 마지막 2주 동안 급격히 증가해 9만70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했는데, 3월부터 7월 30일까지 양성 판정을 받은 전국 어린이 33만8982명 규모의 4분의 1이 넘는 수치였다. 현재 어린이가 미국 전체 코로나19 감염자 중 차지하는 비중은 8.8%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앞서 4월 14일까지만 해도 전체의 2%밖에 되지 않았던 것과는 비교된다.
보고서는 49개 주와 뉴욕시, 워싱턴, 푸에르토리코, 괌의 데이터를 토대로 했으며, 대부분은 어린이를 19세 미만으로 정의했다. 새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소아과 환자 10명 중 7명은 남부와 서부에서 거주했으며, 북동부주의 어린이들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비교적 적었다.
애리조나주는 지난 7월 30일 기준 어린이 10만명당 1000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자라는 가장 높은 수치 사례를 보고했다. 남부와 서부 가운데 루이지애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테네시주 등이 유일하게 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건당 800건 이상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는 전국 1% 미만이며,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자 어린이 비율 또한 다른 연령 대비 적지만, 히스패닉과 흑인 어린이들은 백인 또래 아이들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앞서 7일 히스패닉과 흑인 어린이들이 백인 또래 아이들보다 확진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히스패닉계 아이들은 백인 또래들보다 약 8배, 흑인 아이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5배 더 높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뉴욕주 노동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26 mj72284@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린이들에게는 거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5일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그들은 거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이 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어린이 사이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나이가 어린 환자의 경우 다계통 염증 증후군이 나타나며, 이는 원인불명의 '가와사키병'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나이가 좀 더 많은 어린이 집단의 경우 심장마비나 죽음까지 이르는 쇼크 증후군과 같은 양상이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 청소년기가 감염 특징의 전환점...사례 연구 축적 필요
일부 연구들은 청소년기가 바이러스 감염 특징과 전염 능력에 대한 전환점이 된다는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먼저 JAMA소아과 전문지에 소개된 연구논문은 5세 미만 소아의 경우 경증 환자의 경우에 코 안에 바이러스가 더 나이가 많은 연령의 경우보다 더 많았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는 감염을 더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의 가계 감염 분석 사례는 10세 미만의 어린이들은 코로나19에 쉽게 전염되지 않지만, 10세~19세 청소년들은 거의 성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했다.
전염병학자인 맥스 라우 미국 에모리대 교수도 조지아 주 보건당국과 함께 최근 확산 추세를 조사한 결과 두 가지 중요한 추세가 등장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조사관들은 미국이 코로나19 폐쇄 조치를 해제한 이후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어린이는 확진자가 비교적 적은 수로 나타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다른 조사에서는 이것이 불확실하며 어린이가 발병을 이끌어 낸 사례도 있음을 지적했다.
대조적으로 15~25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급증했는데 이는 중‧고교생과 청소년,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코로나19 확산을 몰고 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라우 교수는 "봉쇄가 완화되자 이들은 곧바로 정상 생활로 되돌아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5월 예루살렘의 한 고등학교는 대규모 발병의 진앙이 됐다. 6월에는 조지아 주의 하루 밤 열린 YMCA 캠프가 597명의 어린이와 260명의 직원이 양성 반응을 보인 후에 폐쇄됐다. 다른 10대 집단 모임에서는 발병에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뉴저지의 한 카운티 10대 파티에서는 최소 20명 정도가 감염됐고, 미시건 주에서는 졸업식과 파티 등 3개 모임을 통해 100명 이상이 감염됐다.
사디야 칸 노스웨스턴대학 파인버그의과대학 심장학 및 예방의학과 조교수는 생물학보다는 사회적 관습이 전염병의 특징을 설명한다면서, "밖으로 나와서 더 돌아다닐 가능성이 크면서 감염의 결과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문은 앞서 독감 백신의 경우도 주로 성인을 목표로 했지만, 나중에 어린이들이 전염원이 되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야 이들에게 접종하라는 권고가 나온 바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 인플루엔자 대유행 당시에도 주로 노인에게 백신을 주사하라는 권고가 내려졌지만, 수십년이 흐른 뒤에야 젊은이들에게 백신을 접종애햐 노인의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어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 발생한 다양한 감염 사례가 아직 제대로 분석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이 학교로 가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지 그 위험을 제대로 측정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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