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탄력근무, 업무 공간 분산 등 권고"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이후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콜센터 노동자들은 11일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노조)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노조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 확산 위험지대, 콜센터가 위험하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콜센터 노동자의 재택근무, 시차 근무 등 지자체가 내놓은 대책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구로 콜센터 노동자 코로나19 감염 문제가 잠잠해지면 근원적인 대책 마련 없이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영등포구 질병관리본부 1339콜센터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
앞서 서울시와 인천시, 대구시, 강원도 등은 전날 지역 내 콜센터 전수조사와 긴급 방역 등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대책을 내놓으면서 '출근 시차를 둔 근무 시행', '콜센터 노동자 근무 공간 분산' 등을 권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콜센터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강화와 자발적인 영업중단을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폐쇄 행정명령 조치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라며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서비스노조는 "지자체가 권고한 것처럼 콜센터 노동자가 재택근무를 하려면 회사에 있는 전산시스템 일부를 집으로 옮겨와야 하는데 원청에서는 비용을 이유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콜센터 노동은 개인정보를 다루는 업무인데 이를 집에서 열람하고 기록한다는 건 다소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무 공간 분산 대책과 관련해서는 "콜센터 노동자 간 거리를 더 넓히려면 더 넓은 사무실이 필요하고 부수적인 자재들도 확충이 돼야 하는데 이걸 도급업체가 모두 감당할 수는 없다"며 "이를 시행하려면 정부나 지자체, 원청이 실질적인 환경을 고려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콜센터 노동자는 몸에 이상 증상이 발견돼도 병원조차 다녀올 수 없는 환경"이라며 "지자체가 말한 분산근무 등과 관련해 아직 현장에서 적용됐다는 사례를 전해들은 것도 없다"고 했다.
구로구 콜센터와 관련해 이날까지 총 9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이 감염경로와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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