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7% 공천 완료…친문·586 운동권 예정된 강세
중진의원 '컷오프' 민병두·유승희·이춘석 등 불과 3명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한 때 탄력 받은 더불어민주당 내 '86 용퇴론'이 결국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전망이다.
4·15 총선 공천 작업이 마무리단계에 들어간 가운데, 당 내 핵심세력인 친문·86운동권그룹이 무더기 공천장을 따내면서다.
9일 현재까지 불출마선언·컷오프(공천배제)된 현역 중 초·재선 및 국무위원을 제외한 86인사는 민병두·유승희·이춘석 의원 등 3명에 불과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 leehs@newspim.com |
4월 총선을 30여일 앞두고 민주당은 선거진용 구축을 거의 마무리했다. 현재 총 253개 지역구 중 220곳(87%)에 대한 공천이 확정됐다.
현재까지 민주당의 '쇄신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다.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컷오프된 현역은 총 34명. 이중 86인사는 14명으로 전체 현역(129명)의 10% 수준인 데다, 초·재선을 제외하면 6명에 불과하다. 국무위원을 맡은 김현미·박영선·추미애 의원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민병두·유승희·이춘석 의원 등 3명에 그친 셈이다. 현재 당내 3선 이상 86인사는 15명으로, 초·재선을 합치면 절반 가까이 된다.
전·현직 지도부를 비롯한 주요인사 30명이 전날 대거 단수 공천을 받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86그룹 실세인 이인영·윤호중·우상호 의원을 포함해 친문계 핵심인사로 꼽히는 김진표·박광온·박주민·안민석·전해철·홍영표 의원 등도 모두 경선없이 본선에 진출했다.
친노·친문계 86인사 김정호 의원은 기사회생했다. 김 의원은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됐으나 경선 기회를 얻었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경남 김해을에서 현역 김 의원을 포함해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앞서 당 지도부가 공관위 경선 결정을 뒤집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앞서 공관위는 조정식 정책위의장 지역구인 경기 시흥을 경선지역으로 의결했으나, 당 지도부는 지난 6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이유로 조 정책위의장을 단수공천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당 안 팎에선 지난해 조국 정국 이후 터져나온 '86 용퇴론'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비난이 나온다. 공천에 관여하는 한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퇴진 압박을 받은 인사) 대부분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이번 공천도 이변없이 끝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미래통합당은 '현역 의원 50% 물갈이'란 목표수를 잡고 현재까지 현역 3분의 1가량을 컷오프했다. 민주당에 비교하면 성역없는 물갈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통합당 쇄신이 위협적인 수준"이라면서도 "민주당에선 '규칙'에 기반한 시스템 공천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물갈이 자체에 몰두하는 통합당과 민주당 공천 성적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천에서 배제된 이들 대부분이 비문계로 분류되면서 '시스템 공천' 원칙이 무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컷오프된 한 원외인사는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현역의원은 전원 경선을 치른다는 원칙부터 찾아보기 어려웠다"면서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걸면 귀걸이식 해석으로 지도부 입맛에 맞는 공천이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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