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교수형에 처할 경우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면서, 미국의 이란 사태 군사 개입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내일(14일)부터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교수형 집행을 시작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는데, 이는 레드라인을 넘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교수형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면서도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우 강력한 조치'의 최종 단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이기는 것이다. 나는 이기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한 뒤,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집권 1기 당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사살, 지난해 이란 핵시설 공격 등 과거 군사 작전을 차례로 언급했다.
이들 모두 특정 인물이나 핵심 시설을 겨냥한 기습 타격이었던 만큼, 사실상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관리들과의 모든 회동을 취소했다"며 "무의미한 시위대 살상이 중단될 때까지 어떠한 대화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도움이 오고 있다(HELP IS ON ITS WAY)"고 적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형태로 많은 도움이 가고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경제적 지원도 포함된다"고 설명했으나, 군사적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이란의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당신들의 기관을 장악하라"며 "살인자와 가해자들의 이름을 기록해 두라. 그들은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시물 말미에는 'MIGA(Make Iran Great Again·이란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표현도 덧붙였다. 외국 정상이 이란 시위대를 향해 국가 기관 장악을 직접 촉구한 것으로, 사실상 공개적인 행동 독려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며칠간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해 왔다. 그는 지난주에도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처형할 경우 미국이 "매우 강력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날에는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대(對)미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같은 날 미 국무부는 긴장 고조를 이유로 미국 시민들에게 "즉시 이란을 떠나라"는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국무부는 항공편이 아닌 육로를 통해 튀르키예나 아르메니아로 대피하라며 구체적인 이동 경로까지 안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디트로이트 방문을 마치고 워싱턴DC로 복귀하는 길에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란 시위 사망자 수에 대해 "20분 안에 정확한 수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내가 보기엔 이란 지도부는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에서는 인터넷 차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 관련 사망자 규모를 두고 엇갈린 추산이 나오고 있다. 해외 인권단체들은 수백 명이 숨졌다고 밝혔고, 영국 기반 반체제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최소 1만2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CBS뉴스는 사망자가 최소 1만2천 명에서 많게는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 개입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프로젝트를 이끄는 알리 바에즈는 카타르 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국민은 억압적인 정권과 외부의 군사적 위협 사이에 끼어 있다"며 "정권 핵심을 제거하는 방식의 개입은 혁명수비대 내 강경 세력을 오히려 강화하고, 국가를 혼란과 내전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랑스와 카타르 등은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중재에 나섰다. 카타르 총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는 이날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 알리 라리자니와 통화해 긴장 완화와 평화적 해결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프랑스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