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어떤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하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존중'을 조건으로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이 즉각적으로 '무조건적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한 북미 간 접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김 위원장의 9차 당대회 총화 보고 내용에 대한 뉴스핌의 서면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한반도를 안정화한 세 차례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바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미국의 대북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전제조건 없이(without any preconditions) 대화하는 것에 열린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내건 '핵보유국 인정' 및 '대조선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까다로운 선결 조건을 수용하지는 않으면서도, 대화의 문턱을 낮춰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트럼프식 실용주의'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안보 라인의 대응 방식도 눈에 띈다. 같은 사안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본지에 "백악관의 답변을 참고하라(refer you to the White House)"고만 밝히며 발언을 최소화했다. 북핵·북미 협상처럼 민감한 핵심 안보 현안에 대해 백악관이 직접 메시지 컨트롤을 쥐고, 국무부는 백악관 입장에 보조를 맞추는 구조가 재확인된 셈이다. 이는 향후 대북 협상이 전문가 중심의 실무 협의보다는 정상 간 결단에 무게를 두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외교가는 특히 4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로 규정하며 한국과는 거리를 두는 한편, 미국에 대해서는 조건부 대화 여지를 남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활용해 북한에 직접 메시지를 보내거나, 제3국을 통한 비공개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백악관이 '대북 정책 불변'을 거듭 언급한 것은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공식적으로 포기하지 않았다는 신호"라면서도 "다만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앞세운 만큼, 4월 방중 전후로 북미가 비공식·탐색성 접촉을 통해 협상 재개의 출구를 찾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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