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나경원·송언석 의원실 보좌관 출신
"보수 안방 TK 쇄신해야…세대 교체는 대세"
여야 협치로 학교 안전예산 확보…"갈등 치유하고 싶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젊어서 좋다! 정희용입니다."
지난달 27일 설 연휴가 채 끝나기도 전, 정희용 경북 고령·성주·칠곡군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를 국회에서 만났다. 마침 방송이 있어 오랜만에 서울에 올라왔다던 그는 청바지 차림으로 경쾌하게 인사를 건넸다.
1976년생인 정 예비후보는 올해 만 44세다. 한국당 기준으로는 아직 청년이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젊어서 좋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희용 전 경북도지사 경제·민생특보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leehs@newspim.com |
하지만 젊은 나이가 무색하게 그가 정치권에 발을 들인 것은 무려 18년 전의 일이다. 어릴 적부터 한결같이 꿈이 '정치인'이었던 정 예비후보는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난 2002년 16대 국회 주진우 전 한나라당 의원실에서 6급 비서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꿈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주 전 의원의 출마가 무산되면서 그 역시 정치의 꿈을 잠시 접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결국 한국전력의 ICT기업인 한전 KDN 공채 시험을 보고 입사해 9년간 회사원으로 지냈다. 꿈과는 다소 다른 길이었지만 정 예비후보는 그 시간을 의미있게 평가했다.
"공기업이긴 해도 모회사가 한전, 그 위에 산업부, 또 그 위에 청와대·국회·총리실·감사원 등이 있었어요. 많이 배웠죠. 특히 '을의 심정'을 알았다고 할까요. 매번 쫓아다니고 설명하고. 아무리 보좌관 출신이고 정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국회 밖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하거든요. 저는 그 세계를 아니까, 보좌관 자리에 있을 때에도 그분들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것이 몸에 밴 것 같아요."
배울 것은 많았지만 단 한번도 변하지 않았던 꿈이 그를 붙잡았다. "회사 생활이 안정적이긴 했는데 그것보다는 세상을 바꾸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침 2014년 3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서울시장 경선에 나가는데 수행 비서를 찾고 있다고 하길래 회사를 그만뒀죠."
당시 김 전 총리의 경선 도전은 실패했지만 정 예비후보의 정치 생활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같은 해 7월, 서울 동작을에서 재보궐 선거를 준비하던 나경원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재보궐 선거와 2016년 총선까지 나경원 의원실에서 일하며 두 번의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희용 전 경북도지사 경제·민생특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0.01.27 leehs@newspim.com |
그러고 나니 불쑥 '내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향인 경북 칠곡에서의 정치생활을 꿈꾸던 그였기에 과감하게 나경원 의원실 보좌관 생활을 그만두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의 선거 캠프로 들어가 선거를 도왔다. 이후 송언석 한국당 의원실 보좌관, 경북도청 경제보좌관으로 활동하던 그는 정치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번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보좌관 활동을 하면 입법, 정책, 예산심의를 모두 해요. 지역구 관리나 선거도 치르고요. 국회의원의 모든 역할을 다 해 본거죠. 잘 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도청 보좌관을 하면서 보니 지역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젊은 사람이 고향을 위해 앞장서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북 고령·성주·칠곡군 지역은 한국당의 텃밭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녹록지 않다. "지역 주민들 만나보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먹고 살기 힘들다'입니다. 최저임금, 근로시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소상공인부터 기업까지 전부 힘들죠. 거기다 경북 구미로 출근하는 젊은 사람들이 칠곡 지역에 많이 살았는데 요즘은 구미 경제가 어려워지니 저희 지역도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많이 하시는 말씀이 '정치뉴스 보기 싫다' 예요. 최근에 일방통행 행보를 보여주는 여당이 너무 일방적인데다, 한국당도 왜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고 밀리냐면서 안타깝다는 말씀들을 하세요. 두 가지 이야기를 종합 해보면 결국은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거거든요. 그러려면 한국당이 총선에서 이겨야 하고, 이를 위해 수도권에서 민심을 얻어야죠."
한국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정 예비후보가 가장 강조한 것은 '세대교체'다. 현재 한국당의 경북 고령·성주·칠곡 지역 예비후보는 무려 7명이다. 전직 의원부터 공무원 출신, 노동계 인사까지 경쟁자들도 쟁쟁하다. 그런 가운데에서 정 예비후보는 '젊음과 소통'으로 경쟁력을 쌓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희용 전 경북도지사 경제·민생특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0.01.27 leehs@newspim.com |
"수도권 민심을 얻으려면 안방인 TK에서의 인적쇄신, 공천혁명하지 않으면 안 돼요. 그러려면 젊은 보수 주자들을 대거 앞으로 내세워서 젊은 보수들이 대한민국을 바꾸도록 해야죠. 지역에서도 40대 이하는 거의 대부분이, 60~70세 이상의 분들도 70% 이상은 젊은 사람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씀들 하세요. 그만큼 소통이 잘 되는 사람들을 원하시는 거죠. 그래서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본 사람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 예비후보는 21대 국회를 '대화하고 협치하며 소통하는' 국회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미 그는 여야 협치의 성공을 이끌어낸 경험도 있다.
"나경원 의원실에서 보좌관 생활을 할 때 지역구 한 학교를 방문했는데, 외벽이 낡아서 다 떨어지고 있는데도 공사를 안하고 있더라고요. 왜 그러냐 물으니 예산이 없어서 수리를 못한다는 거예요. 지역 교부금 받는 방법이 많지 않거든요. 고민하다가 박원순 시장 측에 요청했죠. 아시다시피 나경원 의원님과는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분이죠. 수도 없이 서울시에 전화하고 '아이들을 위해 해 주자'고 설득했죠. 박 시장 측에서도 흔쾌히 받아들이시더라고요. 여야를 떠나 합심해 일을 하는게 정치라는 것을 배웠죠."
'정치인 정희용'의 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분열된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어 나가고 활력을 띄게 하는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남북, 진영, 계층, 소득 등 너무 많은 문제와 갈등이 있어요. 이 갈등들을 잘 조율하려면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 돼야겠죠. 젊은 보수가 대한민국을 바꾼다는 슬로건처럼 저도 보수 정당에서 품격과 헌신, 희생을 보여주면서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데 앞장서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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