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친구도 없고 연애도 못하고 엄마에게 얹혀사는, 인생 뭐 하나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케이트(에밀리아 클라크). 가수를 꿈꾸지만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지기 일쑤인 그는 마지못해 크리스마스 장식용품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어느 날, 케이트는 노숙자 센터에서 자원봉사하는 탐(헨리 골딩)을 만난다. 핸드폰도 없고 자신에게 데이트 신청도 하지 않지만, 언제 어디서든 나타나는 탐. 케이트는 다른 남자와는 다른 탐의 매력에 점점 끌리게 된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스틸 [사진-유니버설픽쳐스] 2019.11.28 jjy333jjy@newspim.com |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영화다. 런던의 크리스마스 시즌, 우연처럼 혹은 필연처럼 계속 엮이는 두 남녀. 얼핏 보면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로맨스물이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멜로와는 거리가 멀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방황하는 청춘의 자존감 회복기에 가깝다.
영화가 진짜 얼굴을 드러내는 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부터다. 탐은 현실에 지쳐 행복은 남의 일, 하늘은 자신의 편이 아니라고 믿는 케이트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누구나 각자의 아픔은 있다고 꼭 무언가 되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인다. 이 과정을 통해 케이트는 행복은 환경이 아닌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깨닫고 성장한다.
모두를 보듬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극 초반부터 케이트의 곁을 하나둘 스쳐 갔던 사회적 약자들, 예컨대 이민자, 노숙자, 동성애자 등 우리가 배척하거나 외면했던 이들도 결국엔 서로를 보듬고 이해하고 마침내 하나가 된다. 의도가 노골적이고 다소 산만하긴 하나 크리스마스 정신(?)에는 충실하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 스틸 [사진-유니버설픽쳐스] 2019.11.28 jjy333jjy@newspim.com |
배우들의 연기는 대체로 좋다. 주인공인 케이트와 탐은 '왕좌의 게임'의 에밀리아 클라크,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헨리 골딩이 각각 맡았는데 케미스트리가 기대 이상이다. 영화의 제목이자 크리스마스 대표 팝송 '라스트 크리스마스'도 흘러나온다. 언제 들어도 좋은 이 곡은 에밀리아 클라크가 직접 불렀다.
덧붙이자면, 이 영화에는 (로맨스가 될 수 없는 결정적 이유인)큰 반전이 하나 숨어있다. 보는 이에 따라 작위적일 수도, 뭉클할 수도 있다. 내달 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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