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만 450만명 육박...내 주변 단속정보 알림도
'단속정보 공유 시 처벌' 법안은 국회서 계류
경찰 "스팟 단속 외에 마땅한 방법 없어 답답"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경찰이 연말연시 음주운전 특별단속에 돌입하자 SNS, 애플리케이션(어플) 등을 통해 단속정보를 공유하는 등 꼼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를 처벌할 마땅한 법적 근거도 없어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송년회 등 술자리가 많은 연말을 맞아 지난 1일부터 3개월 간 음주운전 특별단속에 들어갔다. 다른 지방경찰청과 일선경찰서들도 지난달부터 개별적으로 주간·야간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단속지점은 음주사고 다발 장소, 유흥업소 밀집지, 자동차 전용도로 진출입로 등이다.
이용자 수가 450만명에 육박하는 경찰 음주단속 정보 공유 어플의 모습 [사진=임성봉 기자] |
하지만 이를 비웃듯 일부 운전자들이 앱을 통해 경찰의 음주단속 지점을 실시간 공유하면서 손쉽게 단속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단속정보 공유 어플을 확인한 결과, 경찰의 전날 단속지점 수십 곳이 표시돼 있었다. 음주단속이 벌어진 곳은 회색, 현재 단속이 진행 중인 곳은 주황색으로 표시됐다. 대낮 음주단속을 벌이는 장소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됐다. 이 어플은 이용자 위치의 1㎞ 내에서 단속이 이뤄지고 있으면 푸쉬 알림을 통해 이 사실을 실시간으로 안내해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SNS를 통한 음주단속 정보 공유가 활발했으나 최근에는 이처럼 어플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특히 이 어플의 이용자가 450만명에 달하면서 공유하는 정보량과 정확도가 크게 높아지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이용자가 유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다만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같은 사각지대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처벌 규정이 담긴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국회 문턱은 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법안 통과 전까지 일명 '스팟(Spot) 단속'을 벌이는 것 외에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스팟 단속은 20~30분마다 장소를 옮기며 음주단속을 벌이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언제, 어디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동했다"며 "현재는 어플 등을 통해 단속정보가 빠르게 공유되다 보니 경찰도 이를 뛰어넘는 단속 방법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