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스크린으로 옮겨진 스티븐 킹의 스릴러 '닥터슬립'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작가의 걸작 소설 <샤이닝>(1977)이 스탠리 큐브릭 감독 손에 영화화된 지 벌써 40년. 그 뒷이야기를 다룬 영화 '닥터슬립'이 극장가를 다시 한 번 공포의 세계로 인도한다.
7일 개봉하는 '닥터슬립'은 큐브릭 감독의 스릴러 바이블 '샤이닝'(1980)의 연장선상에 있다. 광기에 물든 아버지 잭 토랜스(잭 니콜슨), 아니 오버룩 호텔의 마수로부터 살아남은 꼬마 대니(대니 로이드)가 중년(이완 맥그리거)이 된 시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2019.11.05 '닥터슬립'에서 중년의 대니를 연기한 배우 이완 맥그리거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newmedia@newspim.com |
악마가 지배하던 그날 밤, 대니는 오버룩 호텔에서 벗어난 뒤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아버지처럼 술에 의지하고 만 대니. 그렇게 인생을 망칠 위기를 맞지만 다행히 빌리(클리프 커티스)와 닥터 존 등 조력자들을 만나 수렁에서 빠져나온다.
어렵게 맞은 평화는 아쉽게도 오래가지 않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메시지가 날아들면서 대니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강력한 샤이닝(망자를 보고 그들과 대화하며, 시공간을 초월하고 남의 생각을 읽는 능력)을 가진 소녀 아브라(카일리 커란)와 마주한 대니는 끔찍한 과거를 떠올리곤 능력을 숨기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트루 낫이 이미 아브라의 냄새를 맡으면서 새로운 공포가 꿈틀댄다.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2019.11.05 극중에서 트루 낫을 이끄는 로즈 더 햇 역의 레베카 퍼커슨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newmedia@newspim.com |
'닥터슬립'은 인간의 공포를 먹고 살아온 존재 트루 낫과 샤이닝 능력자들의 대결구도로 진행된다. 영생을 위해 샤이닝 능력자들을 사냥하는 트루 낫은 형태만 다를 뿐 오버룩 호텔과 다를 바 없는 절대악이다. 레베카 퍼거슨 등이 연기한 트루 낫은 '샤이닝'과 또 다른 공포를 유발하면서 객석을 짓누른다.
특히 영화는 대니의 가족을 산산조각 낸 오버룩 사건으로 회귀하면서 '샤이닝'과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40년 가까이 스릴러의 전설로 통해온 '샤이닝'의 명장면들이 부활한다. 다만 전편의 화면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재연배우를 썼다. 오리지널만큼의 감동은 아니지만, 두 이야기가 이어지는 전개가 어쩐지 반갑다. 참고로 영화 '샤이닝'의 결말을 두고 벌어졌던 논쟁도 어느 정도 정리해준다.
트루 낫과 샤이닝 능력자들의 대결 탓에 얼핏 '엑스맨' 같은 느낌도 난다. '샤이닝' 특유의 감성을 기대했던 원작팬들이라면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이다. CG(컴퓨터 그래픽)도 좀 티가 나는 편이다. 다만 이완 맥그리거나 빌런으로 등장하는 레베카 퍼거슨의 연기가 단점을 보완한다. 서로의 능력을 시험하며 기싸움을 펼치는 레베카 퍼거슨과 카일리 커란의 대결신도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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