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 보수율 하락으로 사업안정성 저하
신평사, 신탁사 신용등급 '안정적'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신탁사 수탁고 감소세 전환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신용평가사들이 부동산신탁(REITs)사들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쟁과열에 따른 수익성 우려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연초 10년여 만에 부동산 신탁 신규 인가를 3곳에 새로 내준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시장규제로 인해 부동산 신탁사들 부담이 갈수록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일찌감치 부동산 경기악화에 따른 부동산 신탁사들의 가중된 부담을 지적해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단기적으로 부동산 신탁시장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담보·관리·처분신탁 및 관리형 토지신탁(비책임 준공확약형)의 경쟁이 심화돼 보수율 하락 등으로 사업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신탁사들의 주된 사업은 크게 토지소유자가 토지를 신탁회사에 맡겨 개발해 수익을 나누는 '차입형'토지신탁과 담보·관리·처분·분양관리 등 '비차입형'신탁으로 나뉜다.
또 다른 신평사인 한국신용부동산 평가는 기존 신탁사 중에서도 은행계 신탁사에 신규 인가가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신규 3개사는 본인가부터 책임 관리형 토지신탁을 바로 취급할 수 있어 기존 은행계 부동산 신탁사와의 경쟁구도를 형성해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올해 지방의 경우 6개월 분양률이 31%에 불과해 초기 분양률 저하 폭이 매우 크다"며 "차입형 개발신탁의 경우 사업장 포트폴리오의 질적저하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신영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에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내줬다. 올 하반기 본허가를 받으면 사업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3개사가 추가되면 신탁사는 총 14개로 증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부동산신탁 업계는 한국자산신탁, 생보부동산신탁, 대한토지신탁, 한국토지신탁이 주를 이뤘지만 신규회사가 늘면서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평사들은 일찌감치 부동산 신탁사들의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7월 한국자산신탁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분양실적이 부진한 데 따라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6월말 현재 전체 부동산신탁사 수탁고는 219.7조원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수탁고가 감소세로 전환되고 신탁보수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 관련 시공사 신용도가 대부분 BBB 이하나 무등급으로 낮아 시공 리스크에 따른 신탁사 우발채무 위험이 현실화될 우려가 존재한다"며 "신탁사 순자본비율(NCR) 위험액 산정으로 자본확충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