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적 금융환경에선 경기 침체 직결 가능성 낮아
“금리 압착 심화...당분간 0%P 부근서 등락” 전망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미국 장·단기 금리차 축소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리 역전 현상이 무조건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로고=한화투자증권] |
한화투자증권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장·단기 금리차 축소과 경기 침체는 기계적인 인과관계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장·단기 금리차 축소가 경기 침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금융환경의 긴축이라는 중간고리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과거와 달리 현재의 금융환경은 그다지 긴축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대출 담당자 서베이(SLOS·Senior Loan Officer Survey) 값은 지난 1분기 2.8%포인트로 잠시 높아졌다가 2분기 -4.2%포인트, 3분기 -2.8%포인트로 기준선인 0을 하회하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이 대출 심사 중 기준을 예전보다 까다롭게 적용했다고 응답한 수보다 현재와 비슷하거나 완화됐다고 대답한 수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대출, 소비자 금융, 주택담보대출 등 모든 항목에서 부실대출 비율과 연체율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등 은행의 건전성도 문제가 없다”며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더라도 유동성 환경이 긴축되지 않고 건전성이 괜찮은 상황에선 금리차 축소를 경기 침체로 연결시키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와 같은 장·단기 금리 압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연방기금금리가 본격적인 인하 사이클에 들어서면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은 연준의 추세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중국과의 갈등으로 경기 전망이 악화되면 그때그때 대응하는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단기금리가 이전 금리인하 사이클처럼 꾸준히 하락하기 쉽지 않다”며 “장·단기 금리가 함께 움직일 가능성인 높아진 만큼 1990년대 후반처럼 0%포인트 근방에서 등락하는 모습이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