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담판을 짓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앞 성취를 위해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해선 안된다고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차 석좌는 미국 NBC뉴스에 쓴 기고문에서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결과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바보같이” 김 위원장이 제안한 나쁜 거래를 수용해 미국의 안보 수준을 경감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오래된 핵실험장 한 두곳과 로켓 시험대 폐쇄, 국제 사찰단의 영변 핵실험장 진입 허가 등을 제안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좋은 제안일지 몰라도 전 세계 핵외교에 있어서는 커다란 승리가 아니라고 차 석좌는 말한다. 다시 말해, 이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주요한 진전이 아니라는 소견이다.
만일 김 위원장이 건넬 제안이 전문가가 예측한 바가 전부라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북한으로부터 핵실험장과 로케트 시험대를 폐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부푼 열망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의견에서다.
차 석좌는 이래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너무 많이 줄지 여부라고 말한다. 김 위원장은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양보도 당장 내어주지 않을 것이고,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 평화선언·경제 제재 철회·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과 한국 주둔 미군 인원 감축 등 양보를 받아내려 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 안보에 있어 나쁜 거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들은 한국과의 동맹 자산을 믿을 수 없는 북한의 약속과 거래하지 말라고 입을 모아 조언하겠지만 지난 싱가포르 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독단적 결정을 보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장관과 한국에 알리지 않고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을 결정했다. 차 석좌는 그가 최대한 좋게 말하면 예측불가능하고 최악에 경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너무 많이 주는 거래를 하면 전 세계 최악의 핵확산금지조약 체계 위법국인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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