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올해 하반기가 경매시장의 골든타임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수요자들 입장에서 싸고 가치 높은 물건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이야기다. 특히 미국발 국내 금리 인상 압박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경매물건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싼 값에 경매물건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올해 경기 위축으로 빚을 감당할 수 없는 한계가구가 늘어나면서 경매 물건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매물건 수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입찰자들 간 경쟁이 덜 치열해지고 낙찰가율(낙찰가를 감정가로 나눈 비율)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싼 값에 경매물건을 낙찰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하반기 경매물건 증가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금리인상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기준금리와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정비례 관계를 보인다. 임대사업자가 경매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경매 낙찰자들 대부분이 대출을 받아 낙찰받은 물건의 잔금을 납부하기 때문이다.
경매진행건수와 기준금리 [자료=지지옥션, 한국은행] |
소위 '경락잔금대출'로 불리는 낙찰 관련 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기 마련. 기준금리가 오르면 경매 낙찰자는 채무 상환능력이 빠르게 떨어진다. 경매 물건이 팔려나가지 못하고 시장에 쌓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해서 실제 경매물건이 증가하기까지는 일정 시차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담보대출에서 이자 납입연체가 2~3회 이상 지속되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돈을 빌린 사람에게 담보로 받았던 부동산을 경매에 넘긴다. 이에 따라 부동산이 경매에 넘겨진 후 실제 경매시장에 나오기까지 통상 7~8개월 걸린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시점은 올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예상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경매에 넘겨진 부동산들이 실제 경매시장에 매물로 나오기까지 7~8개월이 걸린다"며 "이를 감안하면 경매시장 매물이 급증할 타이밍은 올 여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금리격차 축소를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이 또한 경매물건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를 2~3차례 더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며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 대출 원리금 연체가 실제 경매로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매진행 건수가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수요자들 입장에선 올 하반기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근석 팀장은 "가격이 낮아진 양호한 물건들이 대거 쏟아질 수밖에 없는 시기"라며 "실수요자나 중장기를 노리는 투자자들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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