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외신출처 로이터

속보

더보기

러시아, 베스트셀러 아동도서 '성 소수자' 이야기 빼고 출판…'게이 선전 금지법' 적용

기사입력 : 2018년11월07일 15:06

최종수정 : 2018년11월07일 15:06

트렌스젠더 이야기 빠진 자리에 '빈 페이지'
독자들 "도서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 비판

[모스크바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아동 도서 '굿 나이트 슬립 포 레벨 걸스: 세상에 맞서는 100명의 여자 이야기'가 올해 러시아어로 번역돼 출판됐다. 하지만 성 소수자 관련 내용이 들어간 이야기가 빠져 99명의 인물만 등장하는 것으로 드러나 6일(현지시각) 도서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LGBT 단체 회원이 촛불을 들고 러시아 영사관 앞으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모스크바에 살며 페미니즘 블로그 운영하고 있는 리자 레이저슨(Liza Lazerson)은 베스트셀러 아동 도서 '굿 나이트 슬립 포 레벨 걸스' 러시아판을 구매하고 깜짝 놀랐다. 제목에는 100명의 여자 이야기라고 써있지만, 안을 들여다보니 99명의 이야기와 빈 페이지 한 장이 있었던 것이다. 빈 페이지는 독자가 직접 이야기를 추가하도록 구성돼 있었다.

레이저슨은 "그런데 블로그 독자가 같은 도서의 프랑스판에는 코이 메디스의 이야기가 있다며 직접 찍은 사진을 보내줬다"고 지적했다.

코이 메디스는 올해로 11살이 된 트랜스젠더 소녀로, 지난 2013년 초등학교 내 여학생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메디스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18개월 때부터 자신을 여자라고 표현했고, 가족들은 메디스가 4살 때부터 그를 소녀라고 불렀다.

'굿 나이트 슬립 포 레벨 걸스' 러시아판을 인쇄한 출판사 봄보라(Bombora)는 이번 사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온라인 뉴스 기업 타키 델라(Takie Dela)는 출판사를 인용해 "2013년 러시아 정부가 제정한 '비전통적 성관계 선전금지법'(이른바 '게이 선전 금지법')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도서 원작 작가 중 한 명인 프란체스카 카바요는 "코이의 이야기가 빠졌다니 굉장히 슬프다"고 말했다.

러시아 출판업 규모는 560억루블(약 9480억8000만원)으로 상당히 큰 편이지만, 게이 선전 금지법이 업계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조사된 바가 없다.

베스트셀러 아동도서 '굿 나잇 슬립 포 레벨 걸스' 한국판 [출처=Timbuktu Labs]

미국의 판타지 소설가 빅토리아 슈웹은 "러시아 출판사 로스만(Rosman)이 지난해 '마법의 그림자' 번역본을 출간할 때 성소수자와 관련된 내용을 편집했다"며 "허락도 없이 줄거리를 통째로 잘라냈다"고 폭로했지만, 로스만 측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현행법 상 출판사는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들어간 도서를 청소년이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내놓으려면 해당 내용을 완전히 삭제해야 한다. 내용을 그대로 두고 싶다면 도서 겉표지에 '18세 이상 이용가' 표시를 하고 비닐로 포장해 진열하는 방법밖에 없다.

작가들과 독자들은 "내가 읽을 책은 직접 열어보고 내용을 살핀 후에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성소수자를에 대한 내용을 빼는 것은 도서 취지에 어긋난다"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는 1993년까지 동성애를 기소 대상으로 취급했고, 1999년까지는 정신 질환으로 분류했다. 2013년부터는 '비전통적 성관계 선전 금지법'을 제정해 성소수자를 탄압하고 있으며, 이 법으로 인해 지난 2014년 많은 국가 정상들이 소치올림픽 개막식을 보이콧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유럽 인권재판소는 러시아의 게이 선전 금지법이 유럽조약에서 추구하는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폐지를 촉구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해당 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성 소수자 문제에 엄격한 그리스정교회 유권자들을 얻기 위해 게이 선전 금지법을 제정한 것으로 보인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일가유럽(ILGA-Europe)에 따르면 성소수자에 대한 러시아의 평등 수준은 49개국 중 45위다.

yjchoi7530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