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피살사건과 관련해 국민들의 분노가 식지 않는 가운데, 피의자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인원이 7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가해자가 경찰 조사과정에서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부정적 여론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심신미약이 흉악범에 대한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처벌 국민청원 참여자수는 오후 4시30분 현재 67만7132명에 달한다. 지난 17일 청원글이 게시된 지 사흘만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앞서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신모(21)씨가 피의자 김모(30)씨와 계산대에서 환불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15분간 상황을 중재한 뒤 되돌아갔다. 경찰이 돌아간 것을 확인한 김씨는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신씨를 살해했다. 신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고, 경찰은 김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의혹이 커지자 경찰은 전체 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을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경찰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튿날 사건을 수사하는 강서경찰서를 방문해 수사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엄중한 수사를 지시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심신미약 감경'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을 전망이다.
피해자의 담당의 남궁인 교수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가해자가 우울증에 걸렸던 것은 그의 책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여주지 않았다"며 "되려 심신미약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다.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뤄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이 방지되기를 강력하게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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