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지난 3월 1285명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
친인척 108명 포함...한국당 "민노총이 전수조사 막았다"
서울시 인사처장, 전환자 명단서 아내 삭제...직위해제 파장
한국당 "민노총 조직적 개입...박원순 채용비리 게이트"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가족 고용세습’ 의혹을 두고 자유한국당과 서울시, 서울교통공사가 17일 전면전을 시작했다.
한국당은 지난 16일 이번 의혹을 문재인 대통령의 성급한 정책, 박원순 서울시장의 묵인 및 방조, 서울교통공사와 노조의 전횡, 민주노총의 조직적 개입으로 이어지는 ‘채용 비리 게이트’로 규정하고 감사원 감사 및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하루를 ‘꾹 참았던’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해명자료와 사과문을 잇따라 내며, 한국당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은 유민봉 한국당 의원이었다. 유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정규직 전환자의 친인척 재직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1285명 중 108명(약 8.4%)이 교통공사 재직자의 자녀, 형제, 배우자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 자녀가 3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형제·남매(22명), 3촌(15명), 배우자(12명), 4촌(12명) 순이었다. 부모(6명)와 형수·제수·매부 등 2촌(6명), 5촌(2명), 며느리(1명), 6촌(1명)도 있었다.
사실 관계를 보면, 구 서울메트로와 구 도시철도공사(통합 후 서울교통공사)는 2017년 1월 1단계로 비정규직 1285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이어 2018년 3월에는 노사 합의로 1285명 전원을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3월 서울교통공사는 친인척 재직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같은 달 19일 서울교통공사노조(구 서울지하철노조)는 친인척 재직 제출을 전면 거부하라는 전언통신을 발송했다.
조사 결과, 1285명 중 108명의 직원이 직원 가족 및 친인척으로 밝혀졌고, 지난 16일 자유한국당은 108명 리스트 전체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조사 참여인원이 전 직원의 11.2%에 불과해 실제 특혜 채용된 친인척은 10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환 업무를 총괄한 김영환 교통공사 인사처장 역시 배우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됐음에도 명단에서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에 대해 김태호 교통공사 사장은 이날 사과문에서 "김 처장의 배우자는 이번에 전환된 것은 아니지만 김 처장을 즉시 직위해제했으며,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0.17 yooksa@newspim.com |
한국당의 친인척 108명 특혜 채용 의혹 제기에 서울시는 108명 중 34명은 구의역 사고 이전에 전환됐고, 나머지 74명 중 36명은 제한경쟁으로, 38명은 공개채용으로 전환됐으며 모두 엄격한 기준과 심사를 거쳐 선발했다고 해명했다.
한국당은 또 정규직 전환자들이 필기시험과 안전업무에 필수적인 인성검사도 받지 않고 입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제한경쟁 입사자는 엄격한 요건을 갖췄고, 공개채용자는 필기·면접(도시철도공사), 서류·면접(메트로)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이 밖에도 민주노총을 이번 의혹의 배후자로 지목했다. 한국당에 따르면 민노총은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시험 실시에 대해 조직적으로 거부하는 한편 시험을 방해했다. 또한 구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이 자격증 없이 무기계약직으로 들어와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PSD(스크린도어 개보수 지원업무)지부를 설립하는 활동을 펼쳤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