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처절한 복수가 남긴 허망함…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기사입력 : 2018년09월18일 18:13

최종수정 : 2018년09월18일 18:13

중국 원나라 기군상의 희곡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작품
오는 10월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복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명제가 돼버린 문장이다. 복수의 잔혹함과 폭력성을 강조하거나 혹은 복수보다 용서를 구하기를 바라거나, 혹은 복수 이후 통쾌함이 아닌 공허함을 의미한다. 작품은 이를 모두 담고 있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연출, 각색 고선웅)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실린 비극적 실화를 중국 원나라의 작가 기군상(紀君祥)이 옮긴 희곡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은 중국 4대 비극 중 하나이자 서양에서는 '동양의 햄릿'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고전이다. 2015년,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관객과 만나고 있음에도 이미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극은 권력에 희생당한 조씨 일가와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희생하며 복수를 돕는 정영의 이야기를 담는다. 장군 도안고(장두이)가 권력에 눈이 멀어 충신 조순(유순웅)의 가문을 멸족하고, 유일하게 남은 아이 조씨고아를 살리기 위해 정영(하성광)은 자신의 아이와 아내(이지현)까지 희생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희생하고, 20년 후 복수를 감행하는 내용이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단 한 명의 어린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의 아비 조삭(김도완)과 어미인 공주(우정원, 정새별)가 자결을 하고, 성문을 지키던 장수 한궐(호산)도 비밀 유지를 위해 자결한다. 정영은 자신의 아이를 조씨고아로 속이고 도안고에게 바치고, 이를 더욱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은퇴한 고관대작 공손저구(정진각)도 함께 목숨을 잃는다. 아이를 잃은 아픔에 정영의 아내 또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 '복수'다.

사실 극 속의 인물들의 행동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의리' 때문에 자신의 자식을,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확실히 공감가기 어려운 부분이다. 때문에 고선웅 연출은 각색을 통해 조금 더 상세한 이유를 덧붙여 개연성을 높였다. 특히 원작과 달리 정영의 아내가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것을 끝까지 반대하다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자결하는 부분은 작품의 비극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정영의 복수를 더욱 간절케 하는 장치인데다, 관객들까지 몰입하게 만든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아이러니하게도 조씨고아는 도안고의 총애를 받는다. 장성한 조씨고아(이형훈)에게 정영은 20년 전의 일을 말해주고, 이를 믿지 않던 조씨고아는 자신을 양자처럼 여겼던 도안고를 붙잡는다. 과거 도안고에게 놀아나 조씨 집안 멸문을 명했던 영공(이영석)은 이번에는 도안고의 집안을 멸문시킨다. 복수에 성공했지만 정영은 오히려 더 처연해진다. 목숨 걸고 지킨 조씨고아가 복수의 대상이었던 도안고와 겹쳐보이는 것은 과한 해석일까.

무엇보다 초연부터 함께 해 온 배우들의 연기가 완벽한 합을 이룬다. 자연스러운 대사와 행동이 아닌 정말 '연극적' 공연이지만 몰입도는 최고다. 다소 높은 연령대의 배우들이 많지만 그만큼의 연륜은 물론, 그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쳐난다. 특히 배우 하성광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몸을 내지르는 열연을 펼친다. 복수를 끝내고 희생된 이들과 만나는 장면에서, 아무 말 없이 움직이기만 함에도 관객을 울컥 눈물짓게 만든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무거운 내용과 달리 작품은 매우 익살스럽다. 특유의 말투와 다양한 의성어나 의태어의 반복, 진중해야 할 것 같은 캐릭터의 춤사위, 과장된 동작과 표정이 계속해서 관객을 웃긴다. 예상과 다른 유쾌함과 희극성이 오히려 비극을 강조한다. 또 간결한 무대 연출이 극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몇 가지 소품과 무대를 둘러싼 커튼, 바닥을 활용한 장치 등 무엇 하나 허투루 쓰이지 않는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5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대상을 비롯해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올해의 공연 베스트7 등 각종 연극상에 이름을 올리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는 10월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중앙지검장 정진우…동부 임은정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서울중앙지검장에 정진우(52·사법연수원 29기) 서울북부지검장이 내정됐다. 검찰 2인자인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노만석(54·29기)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검사장)이 맡게 됐다. 법무부는 1일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3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대검검사급 4명, 고검검사급(차·부장검사) 2명 등 6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 일자는 오는 4일이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핌 DB] 정 지검장은 국가정보원 파견 근무 이력이 있는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2003년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1년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이 만들어지자 대검 중앙수사부로 파견돼 일했고, 이후 법무부 국제형사과장·공안기획과장, 북부지검 형사4부장검사 등을 지냈다. 그는 금융정보분석원(FIU) 심사분석실장과 창원지검 진주지청장, 중앙지검 1차장검사 등을 거친 뒤 2022년 윤석열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과학수사부장을 지냈고, 이후 춘천지검장을 거쳐 현재 북부지검장을 역임하고 있다. 2000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노 검사장은 광주지검·인천지검 특수부장검사, 중앙지검 조사2부장검사, 서울고검 차장검사, 제주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서울고검 차장검사 시절 서울고검장 직무대리를 했던 그는 심우정 검찰총장의 퇴임으로 한동안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성상헌(52·30기) 대전지검장이 보임됐다. 성 지검장은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검사,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 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 인천지검 형사1부장검사, 동부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그는 2022년 윤석열 정부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1순위'인 중앙지검 1차장검사를 거친 뒤 다음 해인 2023년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이원석 전 검찰총장을 보좌했다. 이후 지난해 인사에서 대전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울러 동부지검장에는 임은정(50·30기)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 남부지검장에는 김태훈(54·30기) 서울고검 검사가 각각 임명됐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고발자를 자처하며 검찰 개혁을 강하게 주장해 온 인물이다. 특히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그의 '저격수' 역할을 하며 강하게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김 검사는 윤석열정부 시절 법무부 검찰과장, 중앙지검 4차장검사 등 요직을 지냈다. 그는 과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사건'을 지휘한 인물로, 당시 수사팀의 무혐의 결론을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장차관을 보좌해 정책을 총괄하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최지석(50·31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맡게 됐으며, 현재 법무부 검찰국장을 맡고 있는 송강 국장은 광주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사의를 표명한 이진동 대검 차장검사, 신응석 남부지검장, 양석조 동부지검장, 변필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은 의원면직됐다. hyun9@newspim.com 2025-07-01 17:47
사진
폭염에 '온열질환자' 속출…환자 425명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지난 30일 서울 전역에 첫 폭염주의보가 시작되면서 올해 온열질환자가 400명을 넘었다. 1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25명으로 사망자는 3명에 달했다. 온열질환은 더운 날씨로 인해 열탈진, 열사병, 열 부종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현기증, 두통, 오한 등이 나타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뜨거운 햇볕을 피해 걷고 있다. 2025.06.30 yooksa@newspim.com 기상청은 지난 30일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구리, 화성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경기도 가평,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1일에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0도, 강릉 35도, 대전 32도, 광주 35도, 제주 31도로 더운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온열질환자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5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 온열환자 수는 62명으로 사망자는 없었다. 이 기간 중 하루 최대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21명이다. 반면 지난 28일에는 하루 최대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가 52명으로 늘었다. 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 수는 361명으로 사망자는 3명에 달하며 급증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대부분 고령층에서 발생했다. 60대가 78명(18.4%)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70명(16.5%), 30대와 40대는 각각 61명(14.4%)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직업은 미상을 제외하고 단순 노무 종사자로 68명(16%)에 달했다. 농림어업숙련종사자 40명(9.4%), 무직 39명(9.2%) 순으로 나타났다. 열탄진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222명(52.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열사병 85명(20%), 열경련 61명(14.4%), 열실신 53명(12.5%)이다. 하루 중 온열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오후 4∼5시(13.6%)다. 오전 10∼11시(11.8%), 오후 3∼4시(11.5%) 등의 순이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지내야 한다. 더운 시간대의 활동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만성질환자, 어린이, 어르신은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육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온열질환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더운 낮 시간대 활동을 피하는 것만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라며 "방치할 때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육 교수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이 발생할 경우 체열을 신속히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옷을 느슨하게 풀고, 찬물에 적신 수건을 몸통에 덮거나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부위에 찬 물병이나 선풍기 바람을 활용해 체온을 낮추는 응급조치가 도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7-01 11:2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