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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전쟁의 그늘①] 비정규직 양산소 전락한 공공도서관

기사입력 : 2018년08월08일 07:30

최종수정 : 2018년08월08일 10:31

공공도서관 1000관 시대..'표심 흔들기 좋은 도서관 건립 사업'
내실화 외면한 지자체..10년새 공공도서관 비정규직 3배 이상 늘어

[편집자] 전국의 공공도서관이 1000곳을 넘어섰다. 서울, 경기 등 전국 지자체가 ‘인문학 도시’를 표방하면서 경쟁적으로 도서관을 건립한 결과다. 도서관은 시민들의 수요가 많고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지자체장에게는 ‘표심’을 자극하기 좋은 수단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지자체의 도서관 전쟁, 하지만 그 이면에는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공공도서관의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비정규직 양산소’로 전락한 국내 공공도서관의 실태와 원인,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도서관만 잔뜩 늘려놓고 양질의 사서 충원은 외면하는 지자체들 해도 너무합니다.”

지난해 수도권의 한 공공도서관에 사서로 입사한 A씨(29)는 최근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대학에서 문헌정보학과를 전공하고 국가자격증인 사서 자격증까지 취득했지만,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입사 당시만해도 실력을 인정받으면 무기계약직, 그리고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믿었다. 처음에는 남들보다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에 해외 자료들까지 찾아가며 청소년 대상 독서교육프로그램도 열심히 구상했다.

하지만 A씨에게 프로그램을 진행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독서·교육 프로그램은 ‘정규직 사서’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A씨는 현재 꿈이었던 사서를 포기하고 출판사에 이력서를 넣고 있다.

◆도서관 1000관 시대의 이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7년 600관에 불과했던 공공도서관은 지난 2013년 865관, 2016년 1010관, 지난해 1042관을 기록했다. 10년 사이에 무려 70% 이상 늘어난 것.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같은 기간 117관에서 250관으로 2배 이상(133개) 늘었다. 서울시는 123개에서 160개로 37개 증가해 뒤를 이었다. 나머지 지자체도 각각 10개 이상의 공공도서관을 건립했다.

이처럼 공공도서관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사서, 행정직 등의 채용도 많아졌다. 하지만 지자체와 지역교육청이 이들 대부분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면서 공공도서관의 내실화는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7년 전국 공공도서관의 정규직은 3628명(사서 2684명, 행정 944명), 비정규직은 2095명(무기계약직 포함)으로 정규직이 1500여 명 많았다. 반면 지난 2012년 비정규직이 5107명으로 정규직 4872명을 앞질렀다. 지난해에는 정규직 6261명(사서 4461명, 행정1800명), 비정규직 730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공공도서관 통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1관당 비정규직 수는 지난 2012년 6.2명에서 2016년 7.0명으로 늘었다. 연평균 3.1%씩 증가하는 추세다.

◆비정규직 늘어날수록 서비스 질 악화

국내 공공도서관 1관당 방문자 수는 지난 2013년 33만1813명에서 2015년 28만8008명으로, 지난해에는 26만1103명으로 총 7만 명 가까이 감소했다. 이 기간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에서 1관당 방문자 수가 오른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를 두고 최근 몇 년 사이 도서관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지자체들이 도서관 내실화에 힘쓰지 않아 도서관의 서비스 질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공공도서관의 교육프로그램 기안 권한은 정규직 사서에게만 주어진다. 이들 정규직 사서가 프로그램을 구상·운영하고 비정규직이 보조하는 식이다. 사서자격증이 있더라도 비정규직 사서는 정규직 사서가 지시하는 부수적인 업무만 수행해야 한다. 이마저도 인력이 풍부한 공공도서관에 한해서만 가능하고 통상 비정규직 사서는 도서관 내 자료실 관리만 맡는다.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상황은 정규직 사서에게도 달갑지 않은 문제다. 정규직 사서는 문화 프로그램 기안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사서들을 관리하는 업무까지 맡기 때문이다. 교육 프로그램 등을 함께 구상하고 진행할 수 있는 정규직 사서가 아닌 단순 업무만 맡는 비정규직만 늘어나면서 관리업무가 과중되는 것. 지금의 공공도서관 인적구성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서 모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윤명희 경기도사서협의회장은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지금의 공공도서관으로는 시민들에게 실험적이고 학문적 가치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해줄 수 없다”며 “지자체들이 인력수급 문제는 외면한 채 무작정 도서관만 늘리면서 공공도서관이 소수의 정규직 사서에 의해 겨우 운영만 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imbong@newsp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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