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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정책] 최저임금 역풍에 일자리 목표 32만→18만명 후퇴

기사입력 : 2018년07월18일 11:10

최종수정 : 2018년07월19일 09:09

역대 최대 일자리 예산 19.2조 불구 고용쇼크 지속
수정 목표도 달성 불투명..최저임금 등 악재
금융위기 후 취업자 증가 최저치 기록할 듯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문재인 정부 일자리 확대 목표치가 크게 후퇴했다. 취업자 32만명 증가(월 평균 기준)가 당초 목표였으나, 18만명으로 대폭 낮췄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9년(-8.7만명) 이후 최저치다. 

취업자 증가 목표치 하향은 '일자리 정부'를 자인한 문재인 정부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올해 역대 최고로 많은 일자리 예산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어설픈 일자리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일자리 정책 전면 수정 요구를 피하기 어려운 처지다.

정부는 18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 방향'에서 올해 취업자 증가 수를 18만명으로 수정했다. 지난해 연말 제시한 올해 목표치 32만명보다 14만명 부족한 수치다. 내후년에는 취업자 23만명 증가를 예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저소득층 맞춤형 일자리·소득 지원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김 총리는 “작년 3.1% 성장에 이어 금년에도 3% 성장을 전망했으나 이번에 2.9%로 하향 조정한다”며 “앞으로 정책적인 노력을 통해 당초 전망인 3% 성장경로로 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2018.07.18 leehs@newspim.com

◆ 취업자 증가 10만명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역대 최대 일자리 예산 효과 '처참'

연간 신규 취업자 18만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듬해인 2009년 신규 취업자는 8만7000명 줄었다. 이후 취업자 증가 규모는 최저 23만1000명에서 최고 59만8000명 범위에서 움직였다. 지난해에는 31만6000명을 기록했다. 올해 취업자 증가 10만명대는 2010년대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문제는 역대 최고로 많은 일자리 예산을 쓰고도 처참한 고용 성적표를 받았다는 점이다. 올해 정부가 쓰기로 한 일자리 본예산만 19조2000억원이다. 작년보다 약 2조원 더 많다.

여기에 '청년 일자리 대책'을 위해 올 상반기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약 2조9000억원)도 있다. 일자리 본예산과 추경까지 더하면 22조원 넘는 돈이 일자리 창출에 투입되고 있다.

연세대 성태윤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인구 구조 요인 영향이라고 말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한 노동 비용 증가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고용 부문이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하반기 고용 여건 암울…민간경제연구소 "18만명 밑돌 수도"

하반기 고용 전망도 암울하다. 올 상반기까지 취업자 증가 규모는 14만2000명이다. 정부 목표치 18만명을 달성하려면 남은 6개월 동안 (7~12월) 취업자가 월 평균 21만8000명 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내년도 10.9% 올린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민간에서 일자리를 지금보다 더 많이 늘리기가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당장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이 2년 연속으로 빠르게 올린 최저임금 결정에 반발한다.

더욱이 단기 일자리를 늘리는 데 일조했던 건설업도 부진한 상황이다. 정부는 일자리 하방요인으로 건설경기 조정을 꼽는다.

아울러 정부가 서둘러 내놓은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방안이나 노인 취업 지원은 하반기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전망이다. 관련 방안은 국회에서 법을 고쳐야 하거나 예산을 확보해야 하므로 빨라야 내년 초부터 적용된다.

민간경제연구소는 이에 정부 수정 목표치인 18만명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한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원은 "인구 고령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수요를 낮추는 요인, 건설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며 "이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취업자 증가는 올해 10만명대 중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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