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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이라도 찾아주세요"..사할린 강제징용 유족의 ‘어버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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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할아버지 "아버지 유골도 못 찾아"
매주 화요일 청와대서 집회..피해자 보상 촉구
1963년 한일회담에 '정부 배상' 약속... 유족들 "약속지켜라"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아버지 없는 ‘어버이날’이 돌아왔다.

75세 이광남 할아버지는 아버지 얼굴을 생전에 한 번도 보지 못했다. 1943년 10월 전라북도 임실에서 아버지를 태운 배는 그날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 이씨 할아버지는 이듬해인 1944년 태어났다. 아버지가 강제 징용된 곳은 러시아 사할린의 한 탄광. 뒤늦게 사망 소식이 들렸지만 아버지의 유골은 아직 저 먼 사할린에 있다.

사할린 강제동원 억류피해자 한국잔류유족회는 징용된 아버지들의 귀향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표를 맡고 있는 신윤순(75) 할머니는 어버이날인 8일 기자와 만나 “대한민국 국민인 강제 징용자들을 찾는 건 국가의 책무”라며 “자식들이 죽기 전에 유골도 찾아와 달라”고 요구했다.

8일 오전 '사할린 강제동원 억류피해자 한국잔류유족회' 회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사할린 한인지원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zunii@newspim.com 2018.05.08 <사진 = 김준희 기자>

사할린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의 요구는 크게 세 가지다. 유골 환송과 국가 차원의 피해 보상, 징용 당시 아버지의 임금 회수 등이다.

국내로 이주한 사할린 동포들과의 대우 차이를 지적하며 국가에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신씨 할머니는 “국내로 이주한 사할린 동포 4천여명에겐 주거·의료·장례 등이 지원되는데 국내에 남겨진 유족들은 아무 지원도 받지 못한다”며 "역차별 아니냐"며 반문했다.

이씨 할아버지도 “혜택을 받는 사할린 동포 중 우리 가정처럼 징용으로 끌려간 사람은 얼마 안 된다”며 “그래서 더 억울하다”고 말했다. 사할린유족회 측에 따르면 강제징용된 후 돌아오지 못한 피해자 수만 4000명에 이른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사할린 한인지원 특별법’이 이들의 유일한 희망이다.

지난해 2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후 국회에 계류 중인 이 법안에는 국내유족의 권익 보호와 생활안정 도모를 위한 정착 지원금 지급 등이 포함돼 있다.

신씨 할머니는 “법안 통과에 외교부·기재부·복지부 등 정부가 반대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시작한 이유”라고 밝혔다.

8일 오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이 청와대 사랑채 앞쪽 도로에 현수막을 걸고 정부가 '배상금 지급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zunii@newspim.com 2018.05.08 <사진 = 김준희 기자>

사할린유족회를 포함해 일제피해자들에게 대일청구권 자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는 매주 화요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다. 지난 4월 10일부터 시작해 벌써 5회째다.

이주피해자 전국 보상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인성(78) 할아버지는 “우리는 정부 약속에 대한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금액보다 중요한 건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상연합회 측이 공개한 ‘1963년 한일회담’ 문서에 따르면 한국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는 103만여명으로 추산된다”며 “보상금 지불은 국내문제로서 조치할 생각이며 이 문제는 인원수라든가 공익의 문제가 있으나 여하튼 그 지불은 우리 정부 손으로 하겠다”고 명시했다.

강제 징용 피해자 유족들은 이 자료를 근거로 정부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강제 동원자들이 직접 받아야할 봉급, 수당 등 배상금을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가로챘으니 피해보상금을 무조건적으로 반환하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오는 6월 22일 한일협정 53년을 맞아 집회 후 청와대에 청구서도 제출할 예정이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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