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이면영 이사장, 21년째 독점..2021년까지 임기
나머지 6명 이사도 70~80..4명은 사정기관 출신
[뉴스핌=김준희 기자] '대학 적립금 1위' 홍익대학교 학생들이 쌓여만 가는 적립금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적립금 운용을 좌우하는 홍익학원 이사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홍익대 정관에 따르면 홍익학원 이사회는 이사장을 포함한 8명의 이사진과 감사 2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는 재단 운영을 책임지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7429억원(2016년 말 기준)에 달하는 재단 적립금에 대한 운용도 심의·결정한다.
1947년 설립된 홍익학원은 홍익대, 홍익대부속고, 홍익대부속여고, 홍익대부속중, 홍익대부속여중, 홍익대부속초, 홍익디자인고, 경성고, 경성중, 부속유치원 등 총 11개 교육기관을 거느린 학교법인이다.
현재 홍익학원을 이끄는 이면영(86) 이사장은 옛 자유당 국회의원이자 홍익대 설립자인 이도영(1913~1973) 전 이사장의 6촌 동생이다. 이도영 설립자는 자유당 정권의 지원을 받아 홍익재단을 강탈했다는 의혹이 제기도 했다.
이면영 이사장은 30대 초반이던 1966년부터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제 8~11대 홍익대 총장을 지냈다. 1997년 홍익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그는 수 차례 연임을 통해 21년째 홍익재단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또 연임해 2021년 11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현재 이 이사장을 제외한 홍익학원 이사는 강인구 연암학원 이사와 김기주 함주학원 명예이사장, 김석휘·이종남 전 법무부 장관, 한영석·황길수 전 법제처장, 김영환 홍익대 총장 등이다.
이 중 최근 교체된 인물은 2014년부터 임기가 시작된 강인구 이사와 2015년 총장으로 선임된 김영환 이사 두 명이다. 김영환 이사 자리가 총장 몫임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이사가 8년 이상 홍익학원 이사를 맡고 있는 셈이다.
또한 김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7명 이사의 나이는 80대이거나, 80을 앞둔 고령의 인사들이다. 절반인 4명은 법무부와 검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 출신이다.
홍익학원은 서울시 마포구 홍익대 문헌관에 법인 사무국을 두고 길면 세 달에 한 번 꼴로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사의 임기는 4년이며, 임기 2년의 감사직은 1회에 한해 중임할 수 있다. 이사의 연임에 관한 제한은 정관에 따로 두고 있지 않다.
홍익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이사장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적립금을 쌓아두고 학교시설에 투자하지 않는 방식이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홍익대 학생들은 지난달 '적립금 찬반 투표'에 나서 91.8%(재적학생의 42.4%)가 "적립금 그만 쌓고 낡은 책걸상 교체와 교원 충원 등 교육환경에 투자해 달라"는 의견을 학교에 전달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준희 기자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