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마켓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이건희 차명계좌 미스터리' 25년전 거래내역, 삼성증권만 없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금감원, 삼성증권 개설된 이 회장 차명계좌 거래내역만 못찾아
삼성증권, 특검 시행 1년 전 과거 기록 깨끗이 삭제
차명계좌 보유주식 현재 시가 2300억…과징금은 30억

[뉴스핌=우수연 기자] 미국 법정드라마를 보면 '합리적 의심'이란 법률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합리적 의심이란 단순한 직관이 아니라 경험적이고 구체적 논거에 기반한 의심을 뜻한다. 기자들의 취재활동에도 이 같은 의심은 강력한 취재동기가 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가 지난주 마무리됐다.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실명제 시행일(1993년 8월 12일) 이전에 개설된 27개 차명계좌에 대한 검사다. 1993년 당시 계좌에는 총 61억8000만원의 삼성계열사 주식이 보관돼 있었다.

27개 계좌는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그리고 삼성증권 등 4개 증권사에 나눠 만들어졌다. 금감원이 처음 자료를 요구했을 때 증권사들은 해당 계좌 내역이 10년 이전의 내용이라며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직접 조사를 해보니 결과는 달랐다. 예탁결제원에서 받은 1993년 당시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증권사 시스템에 저장된 별도의 데이터베이스에서 해당 거래 내역들을 찾아냈다.

금감원은 다만 3개 증권사에선 계좌 거래내역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삼성증권에선 아무런 기록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여타 증권사들의 경우 별도의 백업DB에 남아있었던 기록이 삼성증권에는 깨끗하게 지워져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증권사들의 IT기술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삼성증권의 고객정보 기록관리가 유독 철저해서일까. 삼성증권 입장을 들어봤다. 삼성증권은 2007년 초부터 위탁 IT업체와 함께 고객정보 관련 과거 기록들을 지우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2007년말 이 같은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2006년부터 이건희 회장 비자금과 관련한 특검 필요성이 대두됐고 2007년말에는 삼성 특검팀이 꾸려졌다. 2008년부터는 특검팀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해당 그룹의 특검 수사를 앞두고 있는 시기에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과거 기록들을 백업 DB에 남지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지우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점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정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작업을 벌였다는 '합리적 의심'이 고개를 드는 대목이다.

현행법상 증권사의 기록보관 의무기간은 10년이다. 따라서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고해서 금융당국 차원에서 별도의 조치를 취할 수도 없다. 결국 금감원은 1993년 이전 삼성증권에 개설된 이 회장 차명계좌(4개 계좌)에 대한 거래내역을 확보하지 못했다. 예탁결제원에서 얻은 주주명부 등을 통해 당시 계좌 잔액을 유추해내는 정도다.

현재까지 파악된 이 회장의 차명계좌중 증권사에 개설된 계좌는 모두 1133개다. 이중 삼성증권에 개설된 계좌만 918개로 전체의 81%에 육박했다. 금융실명제 이전에 개설된 계좌가 27개였고 이후에 개설된 계좌가 1106개였다.(증권 계좌 기준) 그만큼 이 회장의 개인적인 자산관리에서 삼성증권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권해석에 따라 검사대상이 된 27개 차명계좌에는 대부분 삼성계열사 주식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금융실명제 시행 당시 61억원에 불과했던 해당 삼성계열사 주식들은 현재 시가로 23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현행법상 금융당국이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은 30억원 수준이란 점도 아이러니하다.

현재 금감원은 이 회장이 차명계좌를 통해 계열사 지분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지분 공시법 위반이나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불공정거래가 없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다만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추가 조사를 벌인다 해도 앞선 사례처럼 '쥐꼬리 벌금'에 그칠 공산이 크다. 금융실명제 이후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법 개정을 통한 적극적인 추징이 필요해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