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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법정에서 보고 싶지 않다"…이영학, 첫 재판서 울음 터뜨려

기사입력 : 2017년11월17일 13:00

최종수정 : 2017년11월17일 13:00

이영학 "무기징역이 아닌 징역형 선고해 달라" 호소
딸 이야기에 "딸을 이 곳에서 보고 싶지 않다" 흐느껴

[뉴스핌=오채윤 기자] 중학생 딸 친구를 성추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여중생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아빠' 이영학 씨 <사진=뉴시스>

17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성호)심리로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 씨의 첫 재판이 열렸다. 첫 공판에서 검찰이 피고인들의 구체적 혐의인 ‘공소사실’을 서술하고, 이를 입증할 계획을 설명하는 절차가 이뤄졌다.

우선 검찰이 이영학의 '공소사실'을 서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9월 30일 자신의 딸 이모(14)양을 통해 친구 A(14)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성인용품을 이용해 추행했다.

다음날 이씨는 A양이 잠에서 깨자 젖은 수건과 넥타이 등으로 A양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후 강원 영월 야산에 사체를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이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청소년성보호법상 강간 등 살인, 형법상 추행유인·사체유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위반이다.

이에 이씨는 혐의를 인정하며 “무기가 아닌 징역형을 선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이씨는 의견서에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꼭 갚으며 살겠다. 무기징역만은 선고하지 말아달라’, ‘딸을 위해서라도 아내의 제사를 지내주고 싶다’는 내용을 썼다.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장의 질문에 대답하던 이씨는 딸과 관련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울먹였다.

재판부가 “제출한 반성문에서 아내 제사를 지내고 싶고 앞으로 꼭 갚으며 살겠으니 무기징역만 피하게 해달라고 썼는데, 맞나”라고 묻자 “앞으로 1분 1초 딸을 위해 살겠다”며 울먹였다.

이어 재판부가 “피해자가 사망했는데 어떻게 용서를 구하나”라고 묻자, 이씨는 흐느끼며 “어떻게 해서든...”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이영학의 딸인 이모(14)양에게 받은 자백 등 총 149건의 증거를 제출했다. 이에 이영학 측 국선 변호인은 “증거 능력에 이의가 없다”고 답했다.

또 변호인은 이씨가 범행 당시 환각제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도 주장했다. “피고인은 평소 환각과 충동조절장애, 간질 증세를 보였으며 범행 당시에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점을 참작해 달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다음 재판의 증인으로 이영학과 딸 이모(14)양을 신청하자 이씨는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터뜨렸다. 법관이 "왜 그렇게 우느냐"고 묻자 이영학은 "딸을 여기서 만나고 싶지 않은데요"라고 말했다.

이날 공판은 오전 11시33분 쯤 종료됐다. 이날 범인 도피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지인 박모(35)씨와 이씨는 나가는 도중, 박씨의 어머니가 이영학을 향해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 안하냐”고 외치기도 했다.

이후 재판에서는 이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는지, 범행에 고의성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판단은 이영학의 양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8일 오후 2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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