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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 정규직 전환 '압박'에 기업들 "투쟁해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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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발 맞추려니 비정규직 바라보는 시각부터 달라
실태조사 자체가 압박..노동계 움직임도 본격화

[뉴스핌=이강혁·황세준·최유리 기자] 정부가 공공기업을 넘어 민간기업에 대한 비정규직 해법찾기에 나서면서 재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일자리 대통령'에 발을 맞춰야 하겠지만 기업마다, 업종마다 다른 인력운용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정확하게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반영하겠다고 하지만, 기업들은 실태조사 자체가 압박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재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발등의 불'…"투쟁은 우리가 해야할 판"

25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대기업 비정규직 상한제'를 도입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올해 하반기 실시한다. 조사 결과 일정 비율 이상 비정규직을 채용한 대기업들에는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는 입법 절차도 진행한다. 사실상 정규직 전환 규제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은 일자리위원회도 상황판을 설치하면서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주요 대기업들이 자체 사용 중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는 부담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올해 1분기말 기준, 삼성전자는 본사에서 685명의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체 직원수(9만4283명)의 0.7% 수준이다. LG전자의 경우는 500명으로 전체(3만7856명)의 1.3%다. 현대차는 3%, SK하이닉스는 0.3%, 포스코는 1.8% 등이다. 이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집계한 지난해 300인 이상 대기업의 비정규직 비율 평균(42%)보다 현저히 낮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개념을 협력사 근로자(간접고용)으로 확대 적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노동사회연구소 조사결과 사내하청 근로자를 포함한 국내 20대 그룹 비정규직 비율은 모두 15%를 넘는다.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평균 54%다. 대기업 원청과 협력업체 간 차이 역시 비슷하다. 완성차업체의 경우 노동자 1인당 평균임금이 연간 9700만원 수준인데 비해 1차 협력사는 48%인 4700만원, 2차 협력업체는 29%인 2800만원이다.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의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으로 전환해 30만개 내외의 일자리를 확충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자회사를 설립해 서비스직원 52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일부 민간기업이 화답하는 모습이지만, 재계는 그동안 간접고용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산업 특성에 따라 일자리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노사 자율로 결정해야 할 고용형태를 정부가 개입해 조율하려는 것에 우려가 크다.

기업들은 정규직 전환으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하고 결국 신규채용 등 고용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실태조사에는 업종별, 지역별 특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간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기준과 시각 자체가 다르다"며 "근로자 처우개선에 따른 경영부담을 무엇으로 메울 수 있느냐는 현실적인 문제를 놓고 보면, 투쟁은 우리가 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현재의 논란은 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대중소기업 간 문제, 사회적 분위기를 기회로 삼아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든든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으로 이동코자 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인력운용과 생산방식은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노동계, 간접고용의 직접채용 압박 움직임도...비상시적 업무의 정규직화 '비효율적'

기업들은 상시적이지 않은 업무의 정규직화가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주력 사업이 아닌 업무라면 전문업체에 아웃소싱을 맡겨 그들의 인력과 노하우를 활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대그룹의 한 임원은 "비정규직이라고 다 같은 비정규직이 아니다. 프로젝트 단위로 이직하는 직원들의 경우 정규직 전환을 원치 않는다. 이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규직보다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 SK브로드밴드는 협력업체 정규직 사원을 자회사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이라 비정규직 문제로 연결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간접고용이라고 해서 다 없어져야 할 일자리인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중견기업 100만+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

실제 조선이나 자동차, 철강, 화학 등 장치제조업의 경우 간접고용의 측면에서 보면 인력운영 전략 자체가 타격을 받는다. 업황이 좋아 일감이 몰릴 때와 그 반대의 경우 하도급 등의 간접고용이 없어진다면 회사가 인건비만으로도 휘청거릴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 비상시적인 업무형태를 무시하고 정규직화에만 목을 메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는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움직임이다. 단적으로 삼성전자 협력업체 노동자들로 이뤄진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직접채용 관련해 성명을 내고,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정년보장,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조결성 권리 등을 요구했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들과의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이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노동자 1336명은 원청의 책임을 촉구하며 2013년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올해 1월 서울중앙지법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이형준 경총 노동법제연구실장은 "생산가능 인구 감소에 직면한 한국은 국가 경제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노사가 함께 근로방식에 관한 의식과 관행을 혁신적으로 재구축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와 재계의 적극적인 소통 필요…규제완화 당근도 현실적인 대안

재계는 공공부문이든, 민간부문이든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을 늘리는 등의 양질 일자리 창출로 국민 소득을 높이고, 이렇게 늘어난 소득이 소비를 촉진해 내수경제가 활성화되고, 결국 국민과 기업, 나라가 모두 성장한다는 큰 그림에는 대체로 공감한다.

그러려면 정부가 재계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4대그룹 관계자는 "천차만별의 비정규직의 정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경영부담을 줄여야 할 것인지 등의 당면한 문제를 정부와 기업들이 협치의 차원에서 논의하고 결론에 도달하는 게 베스트"라면서 "소통없는 일방통행은 결국 불협화음만 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코앞의 대통령 방미 일정에 경제사절단을 꾸리자는 요청이 아직까지 없을 정도로 정부와 기업간의 소통채널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며 "일자리의 양을 늘리고 질도 높이는 문제는 정부나 기업 모두 가보지 않을 길인데 실태조사라면서 압박만 먼저 할 것이라 아니라 소통을 통해 논의를 먼저 해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자리를 통한 성장주도를 외치려면, 그에 걸맞는 규제완화 등의 당근 제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의 경우처럼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시행하면서 기업이 근로자 처우를 높이면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이 현실적 대안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 재계팀장 (ikh@newspim.co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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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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