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67억원에 빅데이터 분석 전문 스타트업 '넘버웍스' 인수
웹젠, 데이터 과학자 양성 중점..20년 베테랑 영입
인재 수급 원활치 않아 기업 간 인재 확보 치열
[편집자] 이 기사는 9월 7일 오후 6시3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수경 기자]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를 영입하는 기업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가져다줄 '황금 거위'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 속에 데이터 분석을 전문적으로 다룰 인재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데이터 과학자는 소프트웨어 공학, 응용수학, 경제학 등 학문적 지식을 토대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이다.
<사진=넘버웍스 페이스북 페이지> |
7일 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빅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인 '넘버웍스'를 약 67억원에 인수했다. 넘버웍스는 SK텔레콤 데이터 과학자 출신인 하용호 대표가 지난해 5월 설립한 신생 스타트업이다. 마케팅 채널별 효율과 고객 이탈률을 측정하고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고객의 관심사를 추정하는 엔진을 자체 개발하는 등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하 대표 외 공동창립자 3명은 SK텔레콤 데이터사이언스 센터에서 고객의 이동 경로와 통화 패턴, 콘텐츠 소비 형태 등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현재 이들은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겸직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카카오는 넘버웍스 인수 배경에 대해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한 강점을 높이 샀다"며 "이들은 자사 서비스 이용자로부터 비롯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무를 보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춘 웹젠 TD <사진=웹젠> |
게임 상장사인 웹젠은 지난 7월 이광춘 TD(Technical Director)를 영입했다. 통계학 및 소프트웨어 공학 석박사 출신인 이 TD는 관련 저서 번역 등 20년이 넘는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목적으로 스타트업 'xwMOOC'를 차리고 소프트웨어 카펜트리 한국 대표강사로도 활동했다. 분당을 김병욱 의원 선거캠프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활약한 그는 올해 초 페이스북 모임인 '싸이그래머'에서 김정주 웹젠 TD를 만난 것을 인연으로 웹젠에 합류했다.
현재 이 TD는 부서별로 분산된 데이터를 정리 분석 후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만드는 작업을 맡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개최되는 '데이터과학 조깅' 교육 세션도 진행한다. 웹젠 데이터 과학자 육성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채용 추천 서비스인 '원티드랩'. 여기에 '데이터'를 입력/검색하면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의 채용 공고 다수를 확인해볼 수 있다. <사진=원티트랩 사이트 캡처> |
카카오와 웹젠 외에 IT 기업들은 데이터 과학자 채용을 늘리고 있다. SK텔레콤, 라인플러스와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리디북스, 직방, 비바리퍼블리카 같은 스타트업에서 낸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 등 데이터직무 관련 채용 공고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빠르게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사업 방향성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데이터를 토대로 한 의사결정은 더욱 정확하면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효과를 발휘한다"며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업에서 요구하는 전문가 수준의 인재를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각 부서에 흩어진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알고리즘 개발과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통계적 역량을 두루 갖춘 인재가 많지 않아서다. 실제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KODB)의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현재인력을 100으로 뒀을 때 추가로 필요로 하는 인력은 46.8로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최근 헤드헌터들의 0순위 목표 대상이 데이터 과학자라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요즘 데이터 과학자는 부르는 게 값"이라면서 "인재 확보 경쟁이 어렵기에 사실 영입 여부에 관한 부분은 대외적으로 함구하고 있다. 대중에 드러나는 순간 헤드헌터의 목표물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