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26일 개인이 대출 받아 주택을 사는 건 합리적인 행위이며, 중국의 부동산 대출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시나재경에 따르면, 저우 행장은 이날 G20(주요 20개국) 중앙은행 총재·재무장관 회의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최근 부동산 대출 증가세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저우 행장은 “은행의 총 대출에서 개인의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편”이라며 “부동산 대출이 비중이 40~50%에 달하는 국가도 있는 반면 중국은 10%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은행이 부동산 대출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어 향후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우 행장은 이날 부동산 대출 활성화를 위한 후속 조치도 예고했다.
그는 “시장이라는 게 과열될 때가 있고 침체될 때가 있어, 적절한 정책수단을 통해 시장을 운영해야 한다”며 “대표적인 수단 중 하나인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율의 조정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3일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주택 담보대출 계약금 비율 한도를 전체 집값의 25%에서 20%로 인하했다. 이는 은행 대출 한도를 기존 75%에서 최대 80%까지 확대했다는 의미다. 다만 선전,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부동산 과열 도시는 적용범위에서 제한됐다.
저우 행장은 아울러 부동산 대출 촉진을 위해 시중은행이 대출담보 비율, 금리 등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 <사진=바이두(百度)> |
이날 저우 행장의 발언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연장선상에 있다.
부동산 시장의 심각한 양극화 현상은 중국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선전, 베이징 등 일부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반면, 3~4선 도시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넘쳐나고 있는 것.
중국 당국은 미분양 주택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부동산 담보 대출 활성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정책에 힘입어 중국의 지난달 신규 위안화 대출이 사상최대 수준인 2조5100억위안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5978억위안을 크게 웃돌았을 뿐더러 시장 전망치 1조9000억위안도 앞질렀다.
이와 관련해 중국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부동산 대출이 선전,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로 몰리면서 주택시장이 과열되는 반면, 3~4선 지역으로의 유입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 좀 더 현실적이고 차등적인 대책이 마련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과열도시인 선전의 주택 가격이 지난해 연초 이후 46% 상승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선전시의 부동산은 무려 508.5%(연평균 2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