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제티 오페라 '안나 볼레나', 11월27일 국내 초연 <사진=라벨라오페라단> |
사단법인 라벨라오페라단(단장 이강호)이 선보이는 오페라 ‘안나 볼레나’가 오는 11월 27~29일 서울 강남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 무대의 막을 올린다.
‘안나 볼레나’는 바로 영화 ‘천일의 앤’의 원작으로도 알려져 있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극이다. 도니제티는 ‘사랑의 묘약’으로 널리 알려진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이다. ‘안나 볼레나’는 국내에서는 초연이지만 ‘사랑의 묘약’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맛의 오페라로 유럽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주인공인 헨리8세와 왕비 앤 볼린(Anne Boleyn)은 영국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멋진 커플이었고 비운의 사랑을 나눈 왕자와 신데렐라다. 1000일간 왕비의 자리에 앉아있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앤 볼린은 바라던 아들을 낳지는 못했지만 외동딸을 낳았고, 그 외동딸이 위대한 여왕으로 칭송받는 '엘리자베스1세'이다.
‘안나 볼레나’의 스토리는 마치 100년 뒤인 1600년대 중반 조선시대에 숙빈최씨가 무수리의 신분으로 숙종의 아들을 낳게되고 그가 후일 위대한 왕, 영조가 되는 과정과도 닮아있어 눈길을 끈다.
‘안나 볼레나’는 영국왕실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던 1536년의 모습을 역사적인 사실과 함께 극적으로 그려낸 드라마다. 도니제티가 ‘안나 볼레나’를 만든 1830년은 영화가 없었던 시절이니 오페라로 재현했지만 이후 ‘안나 볼레나’는 1969년 ‘천일의 앤’으로, 그리고 2008년 ‘천일의 스캔들’이란 이름의 영화로 다시 태어날 정도로 서구 유럽에서는 유명한 로맨스극이다.
특히 낙엽이 떨어진 11월 말, 쓸쓸함을 달랠 애잔함의 대명사 ‘천일의 앤’을 감미로운 목소리가 담긴 정통 클래식 버전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오페라 ‘안나 볼레나’의 가치는 충분하다.
국내 초연이라는 점 이외에도 관객들이 감동할 수 있는 요소는 많다.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하는 ‘안나 볼레나’에서는 윈저궁의 화려하고 기품 있는 문화와 옷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라벨라오페라단은 뉴욕 메트오페라단에 결코 뒤지지 않는 의상과 무대로 ‘영국 명품의 향기’를 전해줄 준비를 마쳤다.
한국에서 초연되는 ‘안나 볼레나’의 주인공인 앤 볼린 역에는 감미로운 목소리의 박지현과 애잔함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자랑하는 강혜명이 도전한다. 충분히 지켜볼 만하며 박수를 칠만한 배역이라는 평가와 함께 국내 오페라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탈리아 말로 노래하는 영국황실의 사랑이야기 ‘천일의 앤’의 이야기를 담은 오페라 ‘안나 볼레나’는 오는 11월 27~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된다. 공연 문의는 사단법인 라벨라오페라단 (02-572-6773), 티켓가격은 R석 25만원, S석 20만원, A석 15만원, B석 10만원, C석 5만원, D석 3만원이다.
'안나 볼레나'가 출세작이 된 이탈리안 오페라 작곡가 도니제티 가에타노 도니제티(Gaetano Donizetti)는 1797년 이탈리아 베르가모 출생으로 베르가모의 음악학교와 볼로냐의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그를 법률가로 키우려던 부친과의 불화로 군에 입대했으나 1818년 군인 신분으로 발표한 '볼로냐의 엔리코'가 호평을 받아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됐다. 1830년에 작곡한 '안나 볼레나'가 바로 그의 출세작이 됐고, 도니체티의 명성을 국제적으로 높여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작품으로 도니체티는 로마와 밀라노뿐만 아니라 런던과 파리에서도 오페라 작곡가로 명성을 얻었다. 그 외에 도니제티의 대표작은 '사랑의 묘약', '연대(聯隊)의 아가씨', '파보리테' 등이다. |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