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대표 신스틸러 유해진 <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김세혁 기자]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 유해진(45)의 요즘 행보가 심상찮다. 정작 본인은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지만, 벌써 올여름에만 영화 두 편을 선보이며 ‘격렬하게’ 관객과 만나고 있다. 그 뿐인가. 유해진은 오는 8월 류승완 감독, 황정민과 합작한 ‘베테랑’을 선보인다. 또 주원과 호흡을 맞춘 무속 범죄극 ‘그놈이다’ 역시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현재 '극비수사'와 '소수의견'으로 관객과 호흡 중인 유해진이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바쁜 배우가 되기까지는 꼬박 10년 세월이 걸렸다. 1997년 영화 ‘블랙잭’에서 덤프1을 맡았던 유해진은 ‘간첩 리철진’(1999)에선 어깨2,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1999)에선 양아치1 등 이름도 없는 배역에 캐스팅됐다.
연기가 좋았던 유해진은 주어진 이름도 없는 단역 캐릭터를 정성껏 다듬었다. 얼굴의 개성이 너무 강해 되레 남의 눈에 덜 띄던 유해진은 우직한 노력 하나로 밀어붙였고 비로소 2001년 ‘신라의 달밤’에서 이름이 있는 배역을 따냈다. 올해 초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호흡을 맞춘 차승원(45)은 ‘신라의 달밤’ 시절 이미 주연급 배우로 성장해 있었다.
잘생긴 놈은 되고, 못생긴 놈은 안 된다는 2000년 전후 영화판의 통념 따위 유해진은 믿지 않았다. 어쩌면 정작 유해진은 얼굴 같은 건 신경도 안 썼는지 모른다. ‘신라의 달밤’의 넙치를 통해 연기의 감칠맛을 선사한 유해진은 이후 충무로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 영화는 유해진이 단역에서 조연으로 도약하는 든든한 발판이 됐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 이문식과 더불어 눈여겨볼 조연배우로 떠오른 유해진 <사진=영화 '공공의 적' 영상 중에서> |
유해진은 2002년 ‘해안선’에서 비로소 주연으로 발탁됐다. 덤프1이 주연 철구가 되기까지 5년 세월이 걸렸다. 비록 ‘해안선’은 장동건이 투입됐음에도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유해진은 김기덕 감독과 작업하며 성장했다.
올해 초 큰 인기를 끈 tvN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막강한 조합으로 떠올랐던 유해진과 차승원 <사진=tvN '삼시세끼' 캡처> |
유해진이 모두가 인정하는 주연배우급로 발돋움한 시기는 이듬해인 2007년부터였다.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을 비롯해 ‘트럭’ ‘전우치’ ‘이끼’ ‘죽이고 싶은’ ‘부당거래’까지 유해진은 다양한 장르영화에서 주연을 맡으며 신스틸러로 입지를 더욱 넓혔다.
최근에는 TV예능과 광고까지 섭렵하며 대세 중의 대세로 떠오른 유해진. 하지만 정작 그는 인기가 없던 무명시절이나 요즘이나 달라진 게 없다며 멋쩍게 웃는다. 일과가 끝나는 해질녘이면 MBC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애청하는 게 마냥 좋고, 느릿느릿 산에 오르는 게 낙이라는 유해진은 서두르는 법 없이 지금도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차승원보다 유해진이 멀쩡해 보이는 몇 안되는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