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동해시가 1일 도시취약지역 정비로 묵호 원도심을 '걸어서 보는 도시'로 재구성하고 있다.
- 동해시는 유명 맛집 부족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위생·가격·메뉴가 검증된 식당 정보를 담은 종이·온라인 맛지도 '동해, 먹으러 갈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 묵호의 골목길과 바다 풍경에 더해 맛집 지도를 촘촘히 마련하면 동해시는 풍경을 넘어 머무르며 먹고 즐기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풍경 좋은 도시"를 넘어 "머무르며 먹고 즐기는 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동해 묵호 원도심은 여름이면 바다와 언덕, 골목길이 겹겹이 펼쳐지는 독특한 풍경으로 여행자들을 끌어모은다.
언덕을 따라 이어진 계단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오래된 주택 사이로 항구와 바다가 번갈아 모습을 드러나고 차로 스쳐 지나갈 땐 보이지 않던 묵호의 표정이 천천히 드러난다.

1일 동해시에 따르면 최근 도시취약지역 정비사업 등을 통해 골목과 계단, 생활환경을 손질하며 이 공간을 '걸어서 보는 도시'로 재구성하고 있다. 낡은 골목에 경관조명과 벽화, 휴식 공간이 더해지면서 주민들의 생활 무대였던 원도심이 점차 여행자의 산책 코스로 변모하는 중이다.
도보여행 코스만 놓고 보면 그림은 이미 상당 부분 갖춰졌다. 하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 동해를 떠올려 보면 한 가지 빈칸이 남는다. 바로 "걷고 난 뒤, 어디에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동해를 찾는 외지 관광객들의 후기에는 종종 이런 표현이 등장한다. "바다는 좋은데, 딱 떠오르는 맛집이 없다."
실제 동해는 여타 유명 관광지처럼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줄 서는 맛집'이 많은 도시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대형 프랜차이즈나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식당도 상대적으로 적고 검색 상위권에 오르는 가게 역시 몇 곳으로 한정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동해에 먹을 곳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회와 회덮밥, 문어요리, 막국수, 산채비빔밥, 시장 골목 분식처럼 지역 색을 담은 메뉴를 내는 식당은 곳곳에 있다. 묵호항과 어달, 발한, 중앙시장 일대에는 현지인이 오래 다닌 집들이 여전히 장사를 이어가고 있고 동해시 전체를 놓고 보면 추천 리스트에 오르는 식당과 카페도 꽤 다양하다.
문제는 '있음'과 '보임'의 격차다. 관광객이 도시를 이해하는 통로는 지도와 안내판, 검색 결과 홍보물이다. 그 통로에 등장하는 식당 정보가 빈약하거나 일부 가게에만 집중돼 있으면 실제로는 다양한 곳이 존재하더라도 여행자의 눈에는 "마땅한 곳이 없다"는 인식이 남기 쉽다.
맛집 지도는 '유명 맛집 발굴'이 아니라 선택권의 인프라다. 동해시가 만든 종이·온라인 맛지도('동해, 먹으러 갈지도')는 그런 면에서 단순한 관광 홍보물이 아니라 관광객의 선택권을 만들어주는 인프라에 가깝다.
이런 맛집 지도는 몇 가지 역할을 한다. 특정 식당을 '전국구 맛집'으로 띄우는 대신, 위생·가격·메뉴가 검증된 여러 업소를 한눈에 보여준다.
특히 동해시 처럼 "이름난 맛집은 많지 않다"는 평가가 도는 지역일수록 맛집 지도는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최소한의 신뢰성을 담보하는 장치가 된다. 중요한 것은 없는 맛집을 꾸며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식당과 음식문화를 정직하게 정리하는 일이다.
관광산업에서 음식 경험은 단순한 끼니가 아니다. 한 도시를 다시 떠올릴 때 사람들은 풍경만큼이나 "그곳에서 무엇을 먹었는지"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묵호 골목을 걸은 뒤에 들른 문어집, 어달 해변에서 마주한 물회 한 그릇, 중앙시장 분식집에서 먹은 떡볶이와 김밥이 여행의 마지막 이미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맛집 지도가 잘 작동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궁금하다.
관광객이 '무조건 검색 상위 한 곳'이 아니라 여러 후보 중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되면서 가격·메뉴·위생에 대한 불안이 줄고 체류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원도심과 골목길, 항구 주변 상권도 도보 코스와 함께 관광 동선에 편입돼 걷는 여행과 먹는 여행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결국 "맛집이 별로 없다"는 현실 인식 자체가, 동해에는 아직 표준화된 음식 정보 인프라와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말일 수 있다. 그걸 메워주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바로 맛집 지도다.
묵호 도보여행 다음 과제는 '지도 위의 밥상'이다. 묵호 원도심은 이미 골목과 계단, 바다 풍경이라는 훌륭한 도보여행 자원을 갖고 있다. 여기에 더해 동해 전역을 아우르는 맛집 지도가 촘촘하게 마련된다면 여행자는 또 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오전에는 묵호 언덕과 골목을 걷고 점심에는 항구 인근 문어요리·물회를 맛본다. 오후에는 동굴·계곡·해변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동네 식당이나 포차에서 지역 술과 해산물을 즐긴다.
그 과정에서 관광객은 종이·온라인 지도 한 장만으로도 낯선 도시에서 식당 선택 스트레스를 줄이고 '동해의 맛'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다.
동해시 관광의 다음 과제는 새로운 유명 맛집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식당과 카페, 시장 먹거리 정보를 하나의 '도시의 식탁 지도'로 엮어내는 것이다.
묵호의 골목이 걷기 좋은 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면 이제는 그 길 끝에서 만날 수 있는 동해시의 밥상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할 차례다. 그 작업은 동해시가 "풍경 좋은 도시"를 넘어 "머무르며 먹고 즐기는 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