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금 금리인상 소극적, 자금이탈 가능성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에 나설 때 은행권에서 1조달러에 달하는 ‘뱅크런’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은행권이 예금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여지가 높고, 이 때문에 고객들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찾아 자금을 예금에서 빼낼 것이라는 얘기다.
(사진:AP/뉴시스) |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은 내년 하반기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때 머니마켓펀드(MMF)만 1000억달러에 이르는 예금액을 낚아챌 것으로 예상했다고 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은행권은 금리 인상 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예금 이탈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투자은행 리서치 부문의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및 트레이더들까지 이른바 뱅크런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 은행주의 매력이 상당폭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저 금리에 따라 낮은 비용에 자금을 조달했던 은행권이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더욱 높은 비용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 4년간 미국 은행권의 예금액은 23% 늘어났다. 이에 반해 예금 금리는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때문에 연준의 긴축이 본격화될 경우 자금 조달 측면에서 은행권을 둘러싼 여건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대출 금리 및 채권 수익률 상승에 따라 여신 측면에서의 수익성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가 내년 2~3분기 사이 연준이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시기가 당겨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의 제프리 래커 총재는 “투자자들이 향후 2년간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너스톤 매크로의 로베르토 펄리 파트너도 “금융시장이 긴축을 단행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예상하고 있지만 속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느긋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댈러스 연준은행의 리처드 피셔 총재도 “연준은 내년 초 금리인상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 경제가 긴축에 나설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이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지나치게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며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