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중국 정부가 토지 이원화 구조 타파와 효율적 활용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토지 개혁 정책을 곧 시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중국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중국 정부가 현행 토지 정책으로는 농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그 동안 농업용지로만 사용됐던 농촌집단토지를 경매입찰 방식을 통해 시장화해 기존의 토지 이원화 구조를 타파할 뜻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 토지는 전 국민 소유의 국유토지와 농민 노동자 집단소유(집체소유)의 농촌집단토지로 크게 분류된다. 또 농촌집단토지는 경작지와 임업지 등 농업용지와 거주지, 기업체 부지 등 건설용 토지로 나뉜다.
현행 토지법에 따르면 농민 집단 소유 토지는 비(非)농업용으로는 토지 매도와 양도, 임대가 불가하나 당국이 기존의 틀을 깨고 농지를 경매입찰 방식을 통해 시장에 매매 유통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국 각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지관리제도 개혁이 오는 11월에 열릴 18기 3중전회 이후 당국이 가장 먼저 추진할 개혁 내용으로 보고 있다. 이는 중국 시진핑 새도부가 중점과제로 추진하는 도시화 정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국토 전문가 황정쉐(黃征學)는 "일부 도산한 기업의 공장 부지 등 중국 전역에 사용되지 않고 있는 유휴토지가 많다"며 "도시화 추진 과정에서 단순히 토지 증량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토지의 사용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새로운 토지제도 개혁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며 세부사항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18기 3중전회 후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신(中信)증권 거시경제 애널리스트 쑨원춘(孫穩存)도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주최 세미나에서 중국의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자원 활용의 최적화'를 들면서 금융·재정 시스템 개혁, 일부 영역의 독점 구도 타파와 더불어 농촌 토지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지개혁을 통해 유휴토지나 황무지, 농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농업 생산 효율 제고 △농민공의 도시 시민화 촉진 △늘어난 건설용지를 통한 도시 발전자금 확보 △도시주민 증가로 인한 서비스업 발전 등 일석사조(一石四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도시화율은 60%, 도시인구는 8억50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2년 말보다 1억400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도시의 공업용 부지가 10만 평방킬로미터(㎢)를 돌파, 1인당 100 평방미터(㎡)의 부지가 신규 도시 주민에게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2020년에는 공업용 부지가 11만㎢가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는 중국 국토자원부가 목표한 10.65㎢를 웃도는 수치다. 토지의 효율적 이용이 강조되는 이유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농지 시장화를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충칭(重慶)은 감정을 통해 판매에 적합한 농촌 건설용지를 선별해 디퍄오(地票)를 발행, 국내외 법인사업체나 조직, 개인이 농촌토지거래소에서 경매를 통해 디퍄오를 매입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충칭시 정부는 이 디퍄오 거래 총량을 그 해 신규 건설용지의 10%를 넘지않도록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관련부문 전문가들은 토지제도 개혁 과정에서 보상과 관련된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창푸(韓長賦) 농업부장(장관)은 "당국이 토지 징발을 실시한 후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거의 없었다"며 "최근들어 도시화 추진이 가속화되면서 토지 수요가 크게 늘자 토지 징발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농민의 이익과 직결된 집단용지 보상에 대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