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2년만에 다시 양적완화(Quntative Easing) 카드를 시행하기로 해 주목된다.
영국의 높은 물가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이 제로(0)에 가까워지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양적완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채무위기와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상항에서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금리인상 정책을 거두고 금리동결에 이어 11월에는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영국의 2차 양적완화(QE2)가 신용경색과 경기침체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파운드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출 증대와 더불어 경기침체가 방어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유로존의 위기 속에서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한편 ECB와 정책공조를 통해 글로벌 정책공조를 위한 디딤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그렇지만 영국의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2차 양적완화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높여 향후 인플레이션 전염을 가져올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 영란은행(BOE) 기준금리 동결, But 750억 파운드 QE2 전격 단행
6일(현지시간) BOE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5%로 동결했으나 2차 양적완화(QE2)에 나선다고 밝혔다.
BOE는 750억 파운드 규모의 국채를 매입, 지난 2009년 3월 시작한 양적완화 규모를 총 2000억 파운드에서 2750억 파운드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BOE의 결정은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빠른 편이나 부진한 성장과 높은 물가 상승률 사이에서 경기에 좀 더 무게를 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5%로 7월의 4.4%를 웃돌며, BOE의 CPI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지난 2분기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1%에 그치며 당초 전망인 0.2%를 하회하자 경기부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되며 양적완화 가능성도 이미 전망됐었다.
◆ 양적완화, 환영이긴 한데 효과는 글쎄?
BOE의 QE2에 대해 유럽중앙은행(ECB)과의 정책 공조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으나 뚜렷한 경기 부양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나왔다.
영국산업연맹(CBI)와 영국상공회의소(BCC)는 양적완화 조치에 환영의 뜻을 드러냈으나 효과는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CBI의 이안 맥카퍼티 자문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시장에 자신감을 불어 넣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면서도 "QE2로 인한 성장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란 단기적 관점의 영향력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유로존 채무위기가 완전히 해결될 때 시장이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프리스의 데이비드 오웬 이코노미스트는 "한 가지 놀라운 게 있다면 그것은 QE2 선택시기일 것"이라며 "우리는 이 같은 조치가 11월 시행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며 이번 조치가 확실히 잘 시행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영국연기금협회(NAPF)는 양적완화로 인한 부작용이 영국 연기금에 미치는 영향을 막기 위해 연기금 위원회에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나서는 등 BOE의 조치에 우려를 나타냈다. 양적완화가 장기채권 수익률을 낮춰, 연금제도에 의해 만들어진 투자수익률 역시 줄일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의 박진하 스트래티지스트는 "영국의 2차 양적완화 단행은 경기침체 우려가 가중됨에 따라 신속하게 정책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국 정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으로 신용경색과 경기침체 방어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국의 이번 QE2 조치는 신용리스크 해소와 더불어 파운드 하락으로 수출 증가와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ECB와 정책공조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영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경기부양효과가 뚜렷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영국 내 인플레 부담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리스크도 함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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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