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국이 17일 이란에 후티 억제를 비공개로 압박했다.
- 사우디가 홍해·바브엘만데브 위협 확대로 중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 중국은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영향력 행사를 시험받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이란 원유 80% 사들이는 中 압박… 중동 양대 원유 수송로 위기에 움직였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중동의 양대 원유 수송로가 동시에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지자 중국이 이란에 예멘 후티 반군을 억제해 달라고 비공개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상황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가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위협하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에 도움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관련 논의 내용을 알고 있는 이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중국이 최근 이란 정부에 후티의 군사 행동을 억제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후티는 지난 일주일 동안 홍해 연안을 따라 빠르게 진격하고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에서도 세력을 확대했다. 이 때문에 사우디의 원유 수출과 선박 운항이 이전보다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자 사우디가 중국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세계 핵심 해상 운송로다. 이곳을 통과한 선박은 홍해와 수에즈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한다.

중국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중동 당사국에 자제와 대화, 안전한 항행 회복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란에 후티를 직접 억제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기존 공개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중국이 움직인 배경에는 에너지 안보가 있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가운데 하나로 중동산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재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가운데 후티가 홍해의 선박이나 항구에 대한 공격까지 확대할 경우 중동의 양대 원유 수출 통로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한 이란 소식통은 이란과 그 동맹 세력이 이제 중동 핵심 해상 운송망의 양쪽 끝에 모두 압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은 두 곳 모두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 "中, 이란 압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국이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배경에는 양국의 밀접한 경제 관계가 있다.
중국은 10년 넘게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자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다. 원자재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하루 평균 약 140만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사들였다.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량 가운데 80% 이상이다.
중동 지역의 한 고위 서방 외교관은 "베이징은 여전히 이란에 후티를 억제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후티는 이란이 주도하는 반서방·반이스라엘 세력인 이른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의 일원이다. 이란 소식통과 서방 국가들은 후티가 이란으로부터 무기와 훈련,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2023년 수년간 적대 관계에 있던 이란과 사우디의 외교 관계 복원도 중재했다. 이번에는 사우디의 요청을 받아 이란에 후티 억제를 요구하면서 다시 중동 외교에 개입한 셈이다.
다만 중국이 이란에 구체적인 '대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란이 후티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압박에 나서겠다는 위협이나 경고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메시지가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수요일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이 문제가 논의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로이터에 "중국은 역내 긴장이 예멘과 홍해로 더 확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역내 불안정이 고조되는 것은 어느 당사자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국가의 주권과 안보는 존중돼야 하며 국민의 생계에 필수적인 시설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 이란 "美·이스라엘과의 전쟁 끝나야"
이란은 중국의 요구에 즉각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은 중국에 "역내 안정과 평화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을 끝내는 데 달려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실제로 이란이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후티를 압박할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무시하기도 어렵다. 전쟁과 서방의 제재로 경제가 타격을 입은 이란 입장에서 중국은 석유 산업을 유지하고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제공할 능력이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다.
중국 입장에서도 이란만을 고려할 수는 없다. 중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절반이 중동에서 나오고 중국과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간 연간 교역 규모는 약 3000억달러에 달한다.
알렉스 바탄카 워싱턴 중동연구소 이란 프로그램 책임자는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압박에는 반대할 수 있지만 중동에서 중국의 이해관계는 이란을 훨씬 넘어선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교란할 수 있다"며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그 지렛대는 이란이 갈수록 더 의존하고 있는 바로 그 강대국에 피해를 주기 시작한다"고 했다.
중국의 영향력에도 한계는 있다. 이란 내부에서는 2021년 양국이 25년 장기 협력 협정을 체결했지만 중국의 비석유 부문 투자와 교역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이 사우디 등 걸프 국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란 소식통들은 중국이 이란이 무시할 수 없는 국가인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의 이해관계 역시 이란이 고려하는 여러 전략적·경제적·정치적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전했다.
서방 외교관은 "이란과 중국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며 "중국은 이란이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고,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고 홍해의 해상 운송도 안전해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중국이 외교적 요청을 넘어 실제 영향력을 행사할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후티를 억제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경제적·외교적 지렛대를 실제로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가 중국의 중동 영향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