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SK하이닉스가 19일 40조원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 미래투자 후 남는 FCF의 50% 이상을 주주에 돌려주기로 했다.
- 삼성 등 대기업 주주환원 정책의 새 기준이 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FCF '50% 범위 내'→'50% 이상'…주주환원 하한선 첫 명문화
HBM·용인·청주 대규모 투자 지속하면서도 순현금 69조원 쌓아
'남으면 돌려준다'서 자본배분 원칙으로…AI 호황 자신감 반영
삼성 현행 환원정책 올해 종료…'50% 이상' 새 비교 기준 되나
[서울=뉴스핌] 서영욱 조민교 기자 = SK하이닉스가 미래 투자를 집행하고 남은 잉여현금흐름(FCF)의 최소 절반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하면서 국내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에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는 것도 국내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지만 시장이 더 주목하는 대목은 향후 주주환원의 하한선을 'FCF의 50% 이상'으로 못 박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정 기간의 FCF나 순이익을 기준으로 환원 목표를 제시해 왔다면 SK하이닉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최소 환원 수준'을 명문화했다. 특히 막대한 선행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기업이 이 같은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의 차기 주주환원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2407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 전날 종가 기준 약 40조원 규모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한다. 오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약 3개월간 매입한 뒤 모두 없앤다.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소각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빈기범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가총액과 비교해도 40조원은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그동안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50% 범위 내'→'50% 이상'…환원에 하한선 세웠다
이번 정책에서 40조원 규모보다 더 주목받는 변화는 주주환원 기준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범위 내'였던 주주환원 기준을 '50% 이상'으로 높였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고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 배당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 추가적인 주주환원 규모와 방식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50% 범위 내'와 '50% 이상'은 표현은 비슷하지만 자본배분 측면에서는 의미가 다르다.
기존에는 투자계획과 재무상황 등에 따라 FCF의 절반까지 환원할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절반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의미다. 주주환원을 경영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선택지에서 일정 수준 이상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자본배분 원칙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결정은 단순한 단기 주가 부양책이라기보다 기업이 창출한 현금을 주주가치 제고로 적극 연결하겠다는 자본배분 정책의 변화로 볼 필요가 있다"며 "FCF의 50% 이상을 환원하겠다고 명확히 한 것은 AI·HBM을 통해 높아진 현금창출력의 성과를 주주와 공유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CAPEX) 등을 제외하고 실제 회사에 남는 현금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가 투자를 줄여 주주환원을 늘리는 구조는 아니라는 얘기다. HBM과 D램 생산시설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먼저 집행한 뒤에도 남는 현금의 절반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이 세운 '하한선'…의미 더 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AI 메모리 호황으로 달라진 SK하이닉스의 현금창출력이 있다. SK하이닉스의 순현금은 올해 2분기 말 약 69조원까지 늘었다. 회사 역시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사업 경쟁력과 현금창출력, 중장기 성장성 등을 꼽으며 기업의 내재가치가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과거 메모리 업체들은 호황기에 벌어들인 현금을 다음 불황에 대비해 쌓아둘 필요가 컸다. 가격이 급락하면 수익성이 순식간에 악화되는 데다 불황에도 차세대 공정과 생산시설 투자를 중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은 이 같은 공식을 바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순현금을 쌓고 동시에 40조원을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을 정도로 재무 체력이 강해졌다. 이번 주주환원책은 단순한 주가 부양을 넘어 현재의 현금창출력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40조원 매입 후 '전량 소각'을 택한 것도 주주환원의 강도를 높인다. 회사가 자사주를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없애면 전체 주식 수가 감소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와 주당순이익(EPS)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대종 교수는 "단순히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량 소각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유통 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의 주당순이익(EPS)과 주당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빈기범 교수는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식 수 감소와 주가 상승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라면 배당은 현금이 투자자에게 직접 지급된다는 점에서 보다 직접적인 환원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도 FCF 50% 환원…하이닉스는 '최소 50%'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정책이 국내 주요 대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을 평가하는 새로운 비교 기준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3년간 누적 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연간 약 9조8000억원의 정규배당을 지급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충분한 잔여재원이 발생할 경우 추가 환원도 검토한다.
현대차 역시 2025~2027년 총주주환원율(TSR) 최소 35%를 제시했고 메리츠금융은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을 지속하며 국내 자본시장에서 대표적인 주주환원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차별점은 '50%' 자체보다 '이상'에 있다.
일정 수준까지 환원하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최소 환원 수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자들이 다른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을 평가할 때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의 현행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이 종료되는 해다. 삼성전자가 2027년 이후 적용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SK하이닉스의 'FCF 50% 이상'이 비교 대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 밸류업을 요구하는 자본시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금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성장투자를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주주에게 어느 정도 돌려줄 것인지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높은 환원율이 항상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는 기술 전환기에 예상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할 수 있고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과의 HBM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김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AI·HBM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회성 정책에 그치지 않고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을 지속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