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일본이 11일 TSMC와 투자해 반도체 재건에 속도를 냈다.
- 2021년 이후 외국계 반도체 투자 규모가 6조엔에 달했다.
- 한국·미국보다 투자 규모가 작아 부활 여부는 미지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이 정부 보조금을 앞세워 외국 반도체 기업의 투자를 잇달아 끌어들이며 반도체 생산기지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 TSMC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까지 일본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 2021년 이후 외국 기업이 참여한 일본 내 반도체 투자 규모가 약 6조엔(약 53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세계 반도체 산업을 주도했던 일본이 해외 기업을 적극 유치해 생산 기반을 다시 구축하는 모습이다. 다만 한국과 대만, 미국 등이 자국 내에서 훨씬 큰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일본의 반도체 부활이 실제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 TSMC·마이크론 잇달아 일본 투자...생산기지 다시 키운다
TSMC는 11일 일본 소니그룹과 함께 구마모토현에서 이미지센서 양산을 위한 투자를 공식 발표했다. TSMC는 이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제1공장을 건설해 2024년 말부터 로직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제2공장 건설도 진행하면서 첨단 반도체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두 공장의 투자 규모는 합쳐 3조엔을 넘어선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히로시마현 히가시히로시마시에 1조5000억엔을 투자해 신규 생산동을 건설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D램의 최첨단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타워세미컨덕터도 일본에 약 6000억엔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도야마현 우오즈시 등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반도체 양산을 추진한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를 경제안보상 중요한 물자로 지정하고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해 생산시설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 결과 로직 반도체뿐 아니라 메모리, 이미지센서, 광통신용 반도체 등 주요 분야에서 외국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 50% 넘던 세계 점유율...10%대로 추락
일본이 반도체 생산기지 재건에 사활을 거는 것은 과거의 영광과 무관하지 않다. 일본은 1980년대 후반 세계 반도체 제조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군림했다. NEC와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등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버블경제 붕괴 이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떨어지면서 일본 반도체 산업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과 대만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일본 기업들은 반도체 사업을 철수하거나 매각하는 움직임까지 보였고, 세계 시장에서 일본의 점유율은 2010년대 들어 10% 안팎까지 떨어졌다.
현재 일본에 남아 있는 반도체 공장 상당수는 자동차용 등 성숙 제품 생산에 집중돼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서는 한국과 대만 등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정부가 TSMC와 마이크론 같은 글로벌 기업의 최신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 기업의 투자를 통해 낙후된 생산설비를 교체하는 동시에 소재·장비 업체 등 주변 산업까지 함께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키옥시아는 장기 저장용 메모리인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로직 반도체 분야에서는 라피더스가 2027회계연도 후반부터 홋카이도 지토세시에서 2나노미터급 첨단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한국·미국은 더 큰돈 쏟아붓는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투자 경쟁에서 일본은 한참 뒤처져 있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6월 국내에 총 4곳의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총 800조원에 이른다. 대만 남부 가오슝에서는 TSMC가 총 1조5000억대만달러(약 66조원)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은 더욱 공격적이다. TSMC는 지난달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1조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TSMC의 대미 투자 규모는 265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 내 투자 규모보다 약 9배 큰 수준이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에 약 4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이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이는 배경에는 막대한 반도체 수요가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AI와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미국에 몰려 있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과 이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수요처가 함께 존재하는 것이 TSMC와 삼성전자 등 제조기업을 끌어들이는 힘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의 과제는 단순히 반도체 공장을 얼마나 많이 유치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 보조금을 통해 공장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더라도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과 이를 소비할 수요처가 충분하지 않으면 산업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이 반도체 부활을 위해 TSMC와 마이크론 등 외국 기업의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동시에 라피더스 같은 자국 기업을 육성하는 것도 이 같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다.
결국 일본의 반도체 부활이 성공하려면 '공장 유치'를 넘어 설계·제조·소재·장비·수요처를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