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내 식품업계가 2026년 2분기 경기 악화 속 구조조정에 나섰다.
- 롯데웰푸드와 CJ제일제당, 매일유업은 법인 합병과 공장 정리로 효율화했다.
- 대신 해외 생산기지와 판로를 넓혀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법인 통합과 공장 폐쇄 전환
해외 매출 증가 실적 개선 기대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국내 식품업계가 확장의 시대를 접고 있다. 지난 2021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며 앞다퉈 사업을 쪼개고 몸집을 불렸던 기업들이, 이제는 해당 법인을 합치거나 공장을 닫고 해외 부문은 늘리고 있다. 롯데웰푸드·CJ제일제당·매일유업 등 주요 식품사들의 최근 실적을 보면, 국내에서 줄인 몸집만큼 해외에서 늘리는 흐름이다.

올 2분기 국내 식품업계의 체감 경기는 1분기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2분기 식품산업 경기 동향 조사'에 따르면, 식품업계의 경기 현황 지수는 93.3으로 1분기(94.2)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영업 이익 지수는 92.3으로 1분기(94.0)보다 1.7포인트 떨어지며 기준점 100을 크게 밑돌았다. 원자재 구입 가격 지수는 133.9로 1분기보다 약 34% 높아졌으나, 제품 출고가는 평균 4% 인상하는 데 그쳐 수익성이 악화했다.
유통업계는 3분기 경기 전망 지수가 100.4로 기준점을 회복했으나, 고환율과 국제 정세 불안 등 변수가 여전해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구조 속에서 기업들은 국내에서 절약한 자원을 해외 생산기지와 신규 판로에 재배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정리하고 있는 셈이다.

◆ 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 합병 후에는 슬림화·창사 첫 희망퇴직
2022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병해 출범한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2월 신라명과와 충북 증평 공장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애초 수원·부산·증평 3개 공장을 묶어 제빵 사업부 전체를 통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가동이 중단돼 있던 증평 공장만 자산 효율화 차원에서 정리하는 쪽으로 결론 났다. 같은 해 4월에는 45세 이상·근속 10년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관련 비용을 포함한 일회성 비용 111억 원이 2025년 3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매출 4조 216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영업 이익은 1095억 원으로 오히려 30.3% 줄었고, 올해 2월에는 2년 연속 희망퇴직을 다시 실시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올해 초 창립 이후 처음으로 광주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1984년 가동을 시작해 42년간 호남 지역 생산 거점 역할을 해온 공장으로, 전국 6개 공장 중 2곳(광주·오포)의 운영을 중단하고 안성·안성2·양산·대전 등 4개 공장으로 물량을 집중하는 방안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공장 폐쇄를 결정한 이유는 생산 효율화 차원이다. 성장성은 해외가 좋지만, 제과 업체의 경우 국내 매출 비중이 70%를 차지한다. 수원, 부산공장 가동율은 각각 70%, 60%이다"라며 "애초 검토됐던 제빵 사업부는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해외 부문과 함께 잘 돌아가고 있다. 향후 해외매출은 2028년까지 35%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런 국내 슬림화의 결과는 롯데웰푸드의 올해 실적에서 확인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7일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1557억 원(전년 대비 8.6% 증가), 영업 이익 647억 원(88.5% 증가)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기대(영업 이익 480억 원)를 큰 폭 상회한 수치다. 베이커리 실적은 올해 상반기 718억으로, 전년 동기(668억) 대비 7.5% 신장했다. 2분기 해외 법인 매출은 3112억 원으로 27.6% 늘었고, 카카오 시세 안정으로 영업 마진도 전년 대비 4.3%포인트 개선됐다. 국내사업은 해외 만큼은 아니지만, 핵심브랜드 중심 마케팅 활동 강화 등으로 매출이 2.6% 올랐다.
롯데칠성음료의 올 2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1조 1129억 원(전년 대비 2.4% 증가), 영업 이익 558억 원(10.4% 감소)을 기록했다. 주류 부문에서는 '순하리 진' 등 RTD(Ready To Drink) 제품 매출이 143.3% 급등하며 영업 이익이 156.6% 늘었으나, 정작 해외 자회사는 고유가와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원재료 가격·물류비 상승 부담으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됐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로 여전히 높지만, 이번 분기만큼은 해외가 실적을 끌어올리기보다 국내 주류 사업과 음료 수출(밀키스·레쓰비 등 9.8% 증가)이 방어해 준 모양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2조 654억 원(3.4% 증가), 영업 이익 1036억 원(18.6% 증가)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고유가와 원재료 가격 인상, 물류비 상승 여파로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 이익은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원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고, 이는 국내와 해외 모두 마찬가지다. 환율은 다소 내리고는 있지만 3분기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CJ제일제당, 비주력은 팔고 해외는 키운다
CJ제일제당은 사료·축산 자회사 CJ피드앤케어와 해외 법인을 지난해 10월 매각해 대기업 집단 계열에서 제외했다. 기업 가치 기준 매각가는 1조 2000억 원 규모로, 차입금 8000억 원을 승계, CJ제일제당이 실제 확보한 현금은 2109억 원 수준이다. 매각은 지난 3월 최종 마무리됐다.
CJ제일제당은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K푸드 사업과 바이오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2021년 CJ제일제당이 건강 사업 CIC를 물적 분할해 세운 CJ웰케어는 아직 합병 수순을 밟지는 않았으나, 비주력 사업 정리 흐름에서 보면 사실상 같은 선상에 있다. CJ제일제당은 출범 당시 2025년 매출 5000억 원 달성과 업계 선두권 도약을 공언했다. 그러나 실제 매출은 2022년 681억 원, 2023년 686억 원, 2024년 714억 원, 2025년 797억 원으로 연평균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목표치의 6분의 1 수준이다. 출범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냈고 누적 영업 손실은 300억 원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의 올해 1분기 실적은 해외가 이끌었다. CJ제일제당은 대한통운을 제외한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4조 271억 원, 영업 이익은 26.0% 감소한 1485억 원을 기록했다. 식품 사업 부문은 매출 3조 384억 원(3.9% 증가), 영업 이익 1430억 원(11.2% 증가)으로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됐으나, 바이오 사업 부문에서 트립토판 경쟁 심화와 라이신 가격 역기저 영향으로 영업 이익이 92.4% 급감한 55억 원에 그치면서 전사 실적을 끌어내렸다.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1조 5555억 원으로 4.5% 늘었다. 유럽은 만두·치킨·누들 등 글로벌 전략 제품(GSP) 판매 확대로 17% 성장했고, 아태 지역 전체도 17% 성장한 가운데 베트남(32%)과 오세아니아(31%)가 특히 두드러졌다.
CJ제일제당은 8000억 원을 투입해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일본에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현지 생산 시설을 세워 '비비고 만두교자'가 현지 시장 점유율 10%(지난 3월 기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 매일유업, 매일헬스뉴트리션 합병
매일유업은 매일헬스뉴트리션을 흡수합병했다. 2021년 10월 헬스앤뉴트리션 판매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별도 법인을 세운 지 약 4년 7개월 만이다.
매일유업은 "매일헬스뉴트리션을 흡수합병함으로써 운영상의 불필요한 비용 지출 등을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증대하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으로 법인은 사라졌지만, 대표 브랜드 '셀렉스'는 오히려 합병 이후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합병 직후인 5월 8일 이중 식이섬유 설계를 적용한 신제품 '셀렉스 프로틴 당솔브'를 음료·분말 형태로 출시하며 혈당 관리 카테고리를 새로 열었다. 4월에는 한국 거주 중화권 유학생들로 구성된 '글로벌 대학생 서포터즈'를 발족해 중국 최대 SNS '샤오홍슈'를 통해 '셀렉스 프로틴 락토프리 플러스' 등 주요 제품을 알리는 디지털 마케팅에 나섰다. 국내 성인 영양식 시장 1위 브랜드로 자리 잡은 셀렉스를 발판으로 삼아 중국 시장을 정조준한 것이다. 최근에는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셀렉스 썬화이버 당솔브' SNS 체험 이벤트도 진행하며 국내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다.
실적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매일유업의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영업 이익은 44.6%, 당기순이익은 80.6% 늘었다. 락토프리·유기농 우유 성장과 그릭 요거트 투자로 매출은 늘었으나 백색 우유 시장 하락과 원가 부담으로 매출총이익은 오히려 줄었는데,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영업 이익 개선을 끌어낸 결과라는 분석이다. 변수로는 원유·원당·유지류 등 원재료 가격과 중동 정세에 따른 포장재·물류비 부담이 꼽힌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효율화를 통한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 매일헬스뉴트리션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000억 원) 정도다"라며 "타사와 달리 별도 법인이 아닌 본사 직속 체제로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 다른 식품사들은 다른 양상…삼양식품·농심·오리온
이런 흐름이 식품업계 전반에 통용되는 공식은 아니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오히려 국내 생산 기반을 그대로 두거나 늘리면서 해외에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을 2조 2교대로 24시간 가동하면서도 중국 자싱에 2014억 원을 들여 첫 해외 생산기지를 짓고 있고, 농심도 부산 녹산에 1918억 원 규모의 수출 전용 신공장을 짓는 중이다. 두 회사 모두 '국내를 줄인다'기보다는 '국내와 해외를 동시에 늘리는' 쪽이다.
오리온은 국내 법인은 올해 1분기 영업 이익이 전년 대비 7.4% 줄고 국내 공장 평균 가동률도 69.2%에 그친 반면, 러시아(영업 이익 57.1% 증가)·중국(42.7% 증가)·베트남(25.2% 증가) 등 해외 법인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를 식품업체 간 신용도 분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보고 있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