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란과 미국 갈등 재점화로 8일 국제유가 급등하고 글로벌 증시가 흔들렸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전략비축유 소진 우려로 물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졌다
- 전쟁 장기화 시 유가와 변동성지수 상승 가능성이 크지만 정치적 계산이 파국을 제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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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장중 7% 급등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잠시 봉합되는 듯했던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다시 불붙으면서 8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어렵게 되찾은 '전쟁 이전' 수준의 안도감이 순식간에 되돌려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1시 2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4.92달러(6.98%) 오른 75.36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은 5.41달러(7.30%) 급등한 79.57달러를 가리켰다.
이번 파장의 진원지는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인 양측의 양해각서(MOU)다. 원유 수출을 정상화하는 조건으로 봉합됐던 협상 기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함께 다시 얼어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협정은 끝났다"면서 이날 밤 이란을 다시 강력하게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이언 린겐 미국 금리전략 헤드는 "이란 전쟁의 재점화 가능성은 최소한 한계적으로나마 단기 경제지표의 중요성을 떨어뜨린다"며 "7월 내내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6월 근원 물가 지표는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헤드라인 물가를 끌어내리던 요인(유가)이 이제는 오히려 상방 리스크로 되돌아가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물가 지형이 뒤집히면서 통화정책 시그널의 유효성도 도마에 올랐다. 린겐 헤드는 "이날 오후 공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중동 갈등이 더 이상 단기 해결 국면이 아니게 된 만큼 다소 낡은 내용으로 비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투자자들은 워시 의장 체제에서 실물경제 변화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응 함수가 얼마나 바뀌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시선은 결국 원유 물류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 쏠린다. ANZ의 쿤 고 아시아리서치 헤드는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열려 있느냐, 그리고 원유가 계속 흐를 수 있느냐"라며 "일부라도 통행이 유지된다면 유가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전략비축유가 이미 상당히 소진된 상태라 병목과 공급 부족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군사 충돌은 향후 수개월간 유가가 변동성 장세를 보이며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우리 전망을 뒷받침한다"면서도 "어떤 형태로든 휴전이 유지되고 원유 흐름이 회복된다면 브렌트유는 연말에 현재 수준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이날 오전 장 다우지수는 1.49%, S&P500지수는 0.84%, 나스닥 종합지수는 0.73%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IG의 크리스 보샴 수석 시장전략가는 "이번 사태는 분명 시장이 원하던 그림이 아니며 투자 심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몇 차례 더 충돌이 오간 뒤 양측 모두 원하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동안 변동성지수(VIX)가 너무 잠잠했던 만큼 여름철 조정(summer swoon)이 나올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시티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선임 시장분석가 역시 "애초에 매우 취약한 평화 프로세스였다"며 "유가가 이미 전쟁 이전 수준까지 되돌아갔다는 것 자체가 시장이 다소 앞서 나갔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면 유가는 더 오르고 지난 몇 주간의 낙관은 되돌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정치적 계산이 결국 파국을 막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위즈덤트리의 아니카 굽타 매크로리서치 디렉터는 "이란산 원유 면제(waiver)가 사라지면서 이란의 이행을 유도하던 핵심 유인이 제거됐다"며 "이번 사태는 시장에 큰 경종"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에게는 언제나 'TACO 트레이드(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늘 발을 뺀다)'가 작동한다"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점이 그의 판단을 좌우할 변수"라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