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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읽는 경제] ③ 반도체·배터리 소재도 무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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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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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핌은 20일 전쟁이 바꾼 세계 공장 6편을 통해 공급망 재편을 짚었다.
  • 한국 제조업은 반도체 소재와 배터리 광물, 전력 인프라 병목에 더 취약해졌다.
  • 대체선 다변화와 리사이클링, 전력망 보강이 생존 과제로 떠올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특수가스·희귀금속·배터리 광물이 흔드는 한국 제조업
중국 흑연·갈륨·텅스텐 수출통제, 자원 무기화 시대로
일본 수출규제 6년…한국 소부장 자립 어디까지 왔나
 

전쟁은 더 이상 전선의 문제가 아니라 공장과 항로, 광물과 전력망을 흔드는 산업의 변수다. <뉴스핌>은 이번 [전쟁이 바꾼 세계 공장] 시리즈 6편 기획을 통해 전쟁·관세·기술패권·자원 무기화·탄소규제가 글로벌 공급망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짚고, 한국 제조업이 '가장 싸게'가 아니라 '가장 덜 끊기게' 버티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진단했다. 

[전쟁이 바꾼 세계 공장] 시리즈 6편
① 전쟁이 바꾼 세계 공장…효율의 시대가 끝났다
② 에너지 항로가 막히면 공장도 멈춘다
③ 반도체·배터리 소재도 무기가 됐다
④ 세계 공장의 지도가 바뀐다…그러나 중국은 떠나지 않았다
⑤ 한국 제조업의 생존전략…법은 갖춰졌는데, 왜 작동하지 않는가
⑥ 한국 제조업 공급망 리스크 지도…8개 업종 점수로 매겼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경제부장 = 전쟁은 공장을 직접 폭격하지 않아도 제조업을 멈출 수 있다.

원유 항로가 흔들리면 공장 원가가 오르고, 소재와 광물 조달이 막히면 생산라인 자체가 멈춘다. 반도체는 칩 하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배터리는 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인공지능(AI) 산업도 알고리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국 제조업의 취약성은 완제품보다 그 안쪽에 숨어 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 포토레지스트 원료, 장비 부품, 리튬, 니켈, 흑연, 전해액, 분리막, 팔라듐, 희토류, 텅스텐, 구리, 변압기, 냉각장비 같은 품목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하나라도 막히면 공장 전체를 흔들 수 있다.

2022년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와 곡물뿐 아니라 네온·아르곤 등 반도체용 특수가스, 팔라듐·니켈 등 핵심 소재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은 첨단 반도체 장비와 AI 칩, 그리고 흑연·갈륨·게르마늄·텅스텐·희토류 같은 자원을 전략 무기로 바꿔놓고 있다. 2025년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양국의 통제 카드는 더 거칠어졌다.

AI는 이번 3편에서 한국 제조업의 보이지 않는 병목을 분석했다. 결론은 분명하다. 앞으로 제조업 경쟁력은 완제품 생산능력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소재와 광물, 전력 인프라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일본 수출규제 6년…한국 소부장 자립은 어디까지 왔나

이 회차의 출발점은 2019년 7월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빌미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폴리이미드)의 한국 수출을 규제했다. 그해 8월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충격에 빠졌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다. 한국 정부는 2019년 8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2020년 4월 소부장 특별법을 시행했다. 100대 핵심전략품목을 지정하고 R&D·세제·금융을 패키지로 지원했다. 2021년 12월에는 K-칩스법과 함께 첨단전략산업법이 마련됐고,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성과는 분명하다. 불화수소는 솔브레인·SK머티리얼즈·후성 등이 국산화에 성공해 일본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포토레지스트도 동진쎄미켐 등이 일부 공정에서 대체에 성공했다.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SKC가 자립 기반을 갖췄다. 일본 수출규제는 결과적으로 한국 소부장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평가는 엇갈린다. 고난도 첨단 공정용 소재·장비 부품에서는 여전히 일본·미국·유럽 의존이 두텁다.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초고순도 화학물질, 핵심 장비 부품(렌즈·계측·검사 장비)은 자립까지 갈 길이 멀다. 100대 핵심전략품목 중 일부는 자립도가 높아졌지만, 첨단공정으로 갈수록 대체가 어려운 영역이 남아 있다.

게다가 자립화의 무게중심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일본 의존도는 줄었지만, 그 자리를 중국 의존이 메우는 품목이 적지 않다. 특수가스 일부, 배터리 광물 정제, 일부 화학소재가 그렇다. 한 곳의 의존을 줄이려다 다른 곳의 의존이 커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소부장 정책의 다음 과제는 단순한 국산화가 아니라, 공급선 다변화의 다변화다.

칩보다 먼저 멈출 수 있는 것은 '소재'다

반도체 공장은 최첨단 장비와 설계 역량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웨이퍼를 가공하고 회로를 새기고 세정·식각·증착하는 모든 과정에 수많은 소재와 화학물질, 특수가스가 필요하다. 반도체용 네온·아르곤·크립톤·제논 같은 특수가스는 노광과 식각 등 핵심 공정에 쓰인다. 포토레지스트는 회로를 새기는 감광액이다. 불화수소·고순도 화학물질·실리콘 웨이퍼·장비 부품·정밀 필터도 공정 안정성을 좌우한다. 이런 품목은 대체가 쉽지 않고, 품질 검증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문제는 공급망이 특정 국가와 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특정 소재가 부족해지면 공장 전체가 즉시 멈추지는 않더라도 생산 차질·재고 불안·가격 상승이 뒤따른다. 대체 공급선을 찾더라도 반도체 공정에 바로 투입하기 어렵다. 소재는 품질·순도·안정성 검증이 필수이고, 고객사 인증에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3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반도체 공급망의 진짜 취약성은 완성된 칩이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 있다. 첨단 공정 기술을 가진 국가라도 핵심 소재와 장비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 안정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반도체 경쟁은 이제 공장 규모와 미세공정뿐 아니라 소재 공급망 경쟁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SK하이닉스 청주 M15X와 용인 클러스터의 첨단 공정 라인이 정상 가동되려면 미·중·일·유럽에 흩어진 소재·장비 공급망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공급망 한 매듭이 풀리면 수십조 원 규모의 라인이 영향을 받는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러·우 전쟁이 드러낸 특수가스와 금속 병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제조업이 특정 원자재와 소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반도체용 네온 등 일부 특수가스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세계 네온 공급의 상당 부분이 우크라이나·러시아에서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팔라듐·니켈·알루미늄·비료·에너지 등 여러 원자재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국가다.

네온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 필요한 엑시머 레이저에 사용된다. 팔라듐은 자동차 촉매변환기·전자부품·일부 반도체 공정에 활용된다. 니켈은 스테인리스강과 배터리 양극재에 중요한 금속이다. 이들 품목은 특정 지역의 전쟁이나 제재가 곧바로 글로벌 가격과 조달 불안을 키울 수 있는 대표 사례다.

전쟁 초기 세계 반도체·자동차·배터리 업계는 이런 소재의 공급 차질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제 재고와 대체 공급선이 있었더라도, 시장은 '혹시 끊길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가격과 계약 조건을 바꿨다. 공급망 리스크는 실제 부족이 발생하기 전부터 기업의 구매 전략과 재고 전략을 흔든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일본 수출규제 학습 효과 덕에 비교적 빠르게 대응했다. 네온·아르곤 등 특수가스는 포스코·TEMC 등이 국산화에 속도를 냈다. 그러나 모든 특수가스에 같은 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일부 품목은 여전히 단일국 의존이 높고, 품질 검증의 벽도 있다.

미·중 기술패권이 자원을 무기화한다

자원 무기화는 물리적 전쟁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장비, AI 칩, 슈퍼컴퓨팅 기술에 대한 중국 접근을 단계적으로 제한해 왔다. 2022년 10월의 수출통제 조치, 2023년의 추가 강화, 2024년의 첨단 반도체 장비 통제 확대를 거쳐 트럼프 2기 들어 통제 범위는 더 넓어지고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핵심 광물과 소재의 수출통제 카드를 잇따라 꺼냈다.

중국의 자원 카드는 시간 순서대로 보면 패턴이 분명하다. 2023년 8월 갈륨·게르마늄 수출허가제, 2023년 12월 흑연 수출허가제, 2024년 8월 안티모니, 2024년 12월에는 갈륨·게르마늄·안티모니의 대미 수출 사실상 금지까지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였다. 2025년에는 텅스텐과 일부 희토류 관련 통제도 추가됐다.

각 품목의 무게는 다르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중국이 글로벌 정제·가공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갈륨·게르마늄은 반도체·통신·태양광·방산에 활용된다. 텅스텐은 절삭공구·방산·반도체 장비에 필수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풍력발전·방산 장비·전자제품에 널리 쓰인다.

이런 자원은 단순한 원재료가 아니라 첨단산업의 기반이다. 수출통제·허가제·통관 지연이 발생하면 기업들은 재고를 늘리고 대체 공급선을 찾아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원가가 오르고,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입지와 생산 전략이 바뀐다.
미·중 갈등은 한국 기업에 복잡한 선택을 요구한다. 미국 시장과 기술 생태계는 중요하고,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생산기지이자 소재 공급망이다. 어느 한쪽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의 전략은 단순한 탈중국이나 친미 선택이 아니라, 품목별로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선을 확보하는 정밀한 리스크 관리여야 한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배터리 경쟁력은 광물에서 갈린다

배터리는 한국 제조업의 차세대 핵심 축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글로벌 배터리 셀 시장 상위권이다. 그러나 배터리 경쟁력은 셀 제조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전해액·분리막·양극재·음극재 등 광물·소재 공급망이 원가와 생산 안정성을 좌우한다.

특히 리튬과 니켈은 배터리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흑연은 음극재의 핵심 소재이고, 코발트와 망간은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 이들 광물은 특정 국가에 매장과 정제가 집중돼 있는 경우가 많다. 광산은 호주·칠레·인도네시아·콩고민주공화국 등에 분포하지만, 정제와 가공 단계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

한국 배터리 3사와 소재 기업들의 광물 확보 전략은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호주·칠레 리튬 광산 지분 투자를 진행했고, 아르헨티나 옴브레무에르토 염호 리튬 사업과 호주 필바라 미네랄스 지분도 갖고 있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에, 고려아연은 호주에서 니켈 제련 능력을 키우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 원료인 흑연의 대체 공급선 확보와 인조흑연 생산 확대로 중국 의존을 낮추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흑연은 중국이 2023년 12월 수출허가제를 도입한 이후 한국 음극재 산업의 가장 큰 화두다. 천연흑연뿐 아니라 인조흑연 자립과 다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폐배터리 리사이클링도 광물 확보 수단으로 부상했다. 성일하이텍·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등이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를 회수하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광물 확보 전략에는 변수도 많다. 고려아연-MBK 분쟁에서 보듯 핵심 광물·소재 기업의 지배구조 변동은 한국 자원·제련 역량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원안보가 산업안보와 이어지는 지점이다.

여기에 미국 IRA가 또 다른 변수다. 배터리 보조금을 받으려면 어디서 채굴했고, 어디서 정제했으며, 어느 국가의 소재를 사용했는지가 시장 접근성을 좌우한다. 트럼프 2기 들어 IRA 보조금 요건이 다시 흔들리고 있어, 한국 배터리·소재 기업들은 단기와 중장기 시나리오를 동시에 짜는 중이다. 배터리 산업에서 광물은 더 이상 원가 변수가 아니라 통상 변수이자 안보 변수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석유화학 원료와 전자소재도 취약하다

공급망 병목은 반도체와 배터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석유화학·전자소재·인쇄회로기판(PCB)·디스플레이·조선·방산까지 다양한 산업에 숨어 있다.

석유화학은 원유·나프타·액화석유가스(LPG)에 크게 의존한다. 중동 항로가 불안해지거나 유가가 오르면 나프타 가격이 흔들리고, 이는 플라스틱·합성수지·섬유·포장재·자동차 부품·전자제품 소재로 이어진다.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토탈에너지스 등 한국 석유화학 기업은 중동 항로 리스크와 중국 공급과잉이라는 양면 압박을 받고 있다.

전자산업에서는 인쇄회로기판·동박·고순도 화학물질·세라믹 소재·접착제·필름류 등 수많은 소재가 필요하다. 하나하나는 작아 보이지만, 특정 소재가 부족하면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와 이차전지·전장부품도 소재 품질과 공급 안정성이 중요하다.

방산 역시 자유롭지 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KAI·현대로템 등 한국 방산기업의 수출이 K9 자주포·천궁·FA-50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지만, 화약 원료·희소금속·전자부품·센서·반도체·광학장비 등 다양한 소재와 부품이 필요하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방산 수요는 늘지만 동시에 핵심 소재와 부품 확보 경쟁도 치열해진다. 특히 텅스텐 등 중국 통제 품목이 방산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자원 무기화는 곧 안보 변수다.

AI 시대의 새 병목은 전력·구리·변압기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새로운 공급망 병목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 AI 경쟁은 알고리즘과 데이터, 반도체 성능 중심으로 이야기됐다. 그러나 실제 산업 생태계로 들어가면 전력·데이터센터·냉각장비·구리·변압기·전력망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이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HBM 시장을 주도하고, 삼성전자가 추격하는 구도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려면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메모리가 필요하다. HBM 수요가 늘어나면 첨단 패키징 장비와 소재, 실리콘 인터포저, 본딩 장비, 검사 장비 공급망도 함께 중요해진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사용한다. 서버가 늘고 AI 연산 수요가 커질수록 전력 사용량과 냉각 수요가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변압기·전력기기·구리·냉각장비·전력망 인프라가 병목이 될 수 있다. AI 경쟁력은 반도체 칩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뿐 아니라, 그 칩을 돌릴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기업이 미국 데이터센터·전력망 투자 확대의 수혜를 보고 있다. 변압기는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리드타임이 1~2년대로 늘어난 상태다. 구리도 신규 광산 개발이 더디고 수요는 빠르게 늘어 가격 상승 압력이 크다.

문제는 한국 자체의 전력 인프라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평택 캠퍼스, 청주 SK하이닉스 단지의 송전망 확충이 늦어지면 첨단 공정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AI 산업 공급망은 반도체 공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발전소·송전망·변전소·냉각 시스템·소재산업까지 연결된 거대한 인프라 경쟁이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리사이클링과 순환경제도 공급망 전략이다

핵심 광물 리스크가 커질수록 리사이클링과 순환경제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폐배터리·희귀금속·전자폐기물에서 광물을 회수하는 기술은 단순한 환경 사업이 아니라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는 전략 수단이다.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을 회수하면 신규 광산 의존도를 일부 낮출 수 있다. 전자폐기물에서 금·구리·희토류 등 유용 금속을 회수하는 도시광산도 중요한 보완 수단이다.

물론 리사이클링만으로 모든 광물 수요를 충족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략 품목의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 특히 배터리 산업에서는 원료 확보와 탄소규제 대응이 동시에 중요해지고 있다. 재활용 원료 사용은 IRA의 원산지 규정과 EU의 탄소발자국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으로 공급망 전략은 광산 확보·장기 구매계약·정제와 소재 투자·리사이클링을 함께 묶어 설계해야 한다. 한국은 폐배터리 발생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을 앞두고 있어, 리사이클링 산업 자체가 새로운 성장 영역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취약성은 '수입 의존도'와 '대체 가능성'

한국 제조업의 공급망 리스크를 볼 때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는 특정 품목의 수입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가다. 둘째는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체 공급선을 얼마나 빨리 찾을 수 있는가다.

수입 의존도가 높아도 대체선이 많다면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반대로 특정 국가나 기업에 의존하고, 대체 품질 검증에 시간이 오래 걸리며,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면 위험은 커진다. 반도체 소재·배터리 광물·특수가스·희토류·전력기기 일부 품목이 대표적인 점검 대상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제도 리스크다. 단순히 물건을 살 수 있느냐뿐 아니라, 그 물건이 보조금 요건·원산지 규정·수출통제·탄소규제에 걸리지 않는지도 중요하다. 물리적으로 공급이 가능해도 제도적으로 막히면 기업은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공급망 관리는 품목별로 세밀해야 한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같은 포괄적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품목이 어느 국가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대체 품질 검증에 얼마나 걸리는지, 해당 품목이 어떤 산업의 병목인지, 재고와 비축은 얼마나 필요한지까지 데이터로 봐야 한다.

[AI 일러스트 = 정성훈 기자]
AI로 '보이지 않는 병목'을 점수화한다

소재와 광물 공급망은 복잡하다. 수입 통계, 기업 거래, 가격 흐름, 뉴스, 제재 가능성, 항로 리스크, 기술 대체 가능성, 품질 검증 기간이 모두 얽혀 있다. 사람이 모든 품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는 어렵다.

AI는 이 복잡한 병목을 읽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특정 품목의 수입 집중도, 대체 공급선 수, 주요 생산국의 지정학 리스크, 수출통제 가능성, 가격 변동성, 국내 생산 가능성, 재고 수준을 결합하면 공급망 리스크 점수를 산출할 수 있다.

이번 시리즈의 AI 분석을 일부 미리 공개하면, 한국 8대 제조업종 중 소재·광물 병목 점수가 가장 높은 업종은 배터리와 AI 인프라로 나타났다. 배터리는 흑연·리튬·니켈 정제 단계의 중국 집중과 IRA 변수가 겹쳤고, AI 인프라는 변압기·구리·냉각장비의 글로벌 수급 불균형과 국내 송전망 제약이 동시에 작용했다. 반도체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자립도가 일정 부분 높아져 점수는 중상위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런 분석은 취재와 정책 판단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어떤 품목을 먼저 취재해야 하는지, 어느 산업이 가장 취약한지, 정부가 어떤 품목을 전략 비축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8대 업종 전체의 공급망 리스크 점수표는 후속 데이터 특집에서 매트릭스 형태로 공개한다.

한국 제조업, '완제품 강국'에서 '소재 공급망 강국'으로

한국 제조업은 오랫동안 완제품 경쟁력으로 성장해왔다.

반도체·스마트폰·자동차·배터리·선박·석유화학 제품을 세계 시장에 팔며 수출 강국이 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완제품만 잘 만들어서는 충분하지 않다. 세계 공급망이 전쟁·관세·기술패권·자원 무기화·탄소규제로 쪼개지는 시대에는 소재·광물·특수가스·전력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능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일본 수출규제 6년의 학습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자립의 무게중심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첨단공정으로 갈수록 대체가 어려운 영역이 남아 있고, 일본 의존이 줄어든 자리를 중국 의존이 메우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자원 무기화 시대에는 단순한 국산화가 아니라 다변화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의 과제는 명확하다. 핵심 소재와 광물의 수입 의존도를 데이터로 파악하고, 대체 공급선을 넓히며, 전략 품목은 비축하고, 국내 병목 생산 기반을 키워야 한다. 배터리와 희귀금속은 리사이클링·순환경제로 보완해야 한다. AI 시대에는 전력망·구리·변압기·냉각장비까지 공급망 전략에 넣어야 한다.

전쟁은 공장 밖에서 시작되지만, 소재가 끊기면 공장 안의 생산라인이 멈춘다. 한국 제조업의 다음 경쟁력은 더 많은 완제품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완제품을 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병목을 지키는 능력이다.

■ 한 줄 요약
한국 제조업의 진짜 취약성은 완제품이 아니라 반도체 특수가스·배터리 광물·희소금속·전력 인프라 같은 보이지 않는 병목에 있으며, 일본 수출규제 6년의 학습 효과를 자원 무기화 시대로 확장해야 한다.

* [AI로 읽는 경제]는 AI 어시스턴트가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ChatGPT, Google Gemini, Perplexity, Claude AI 모델이 적용됐습니다. 상단의 'AI MY 뉴스' 로그인을 통해 뉴스핌의 차세대 AI 콘텐츠 서비스를 활용해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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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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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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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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