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이 이란 전쟁을 계기로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대대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헤즈볼라와 다른 세력 간 적대감 심화로 레바논의 종파적, 정치적 갈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헤즈볼라가 지속적으로 이스라엘과 충돌하면서 다른 종파의 주민들까지 큰 피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 레바논, 시아파·수니파·마론파 기독교가 인구의 3분의 1씩 차지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레바논은 시아파와 수니파, 마론파 기독교가 각각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1975~1990년 내전을 겪은 뒤 정파간 세력 균형과 사회 안정을 위해 대통령은 마론파, 총리는 수니파, 국회의장은 시아파가 맡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가 중앙 정부군보다 더 많은 무기와 병력을 보유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레바논은 그 동안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서 이스라엘 반격에 따른 피해가 컸다.
특히 지난 2023년 10월 가자지구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시작된 가자전쟁 이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은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헤즈볼라는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란 전쟁의 경우에도 전쟁 발발 3일째인 이달 2일 헤즈볼라가 미사일과 로켓, 자폭 드론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본격화됐다.
이스라엘은 현재 베이루트 남쪽 교외 지역 등 헤즈볼라 근거지에 대한 집중 공습과 함께 국경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리타니강(姜)까지 점령해 이 곳에 중간 '완충지대'를 구축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
■ 피란민 100만명, 레바논 인구의 5분의 1… 대부분 시아파 무슬림
이달 들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격돌이 본격화되면서 레바논에서는 현재까지 1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전체 인구의 5분의 1에 달한다.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남부 지역 대부분과 베이루트 남쪽 교외 지역 등 헤즈볼라 본거지가 있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들 지역은 모두 시아파가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최근 "이스라엘 북부 지역의 우리 국민들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레바논 남부 지역의 (시아파 레바논) 주민들도 리타니강 이남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시아파 주민들이 대거 수니파와 마론파 기독교 주민들이 사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베이루트 북쪽 기독교 밀집 지역에서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요격돼 파편이 주택가에 떨어지자 주민들이 시아파 피란민들에게 "당장 이곳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베이루트 항구 인근 기독교 밀집 지역에서는 피란민 수용소 설립 계획이 주민들 반대로 무산됐다.
수니파와 마론파 기독교 쪽에서는 "헤즈볼라가 가자전쟁 휴전이 성립된 지 15개월 만에 또 다시 이란을 지원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 외교관은 "이번 피란 사태가 레바논 공동체 간의 유대감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피란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레바논의 정치권과 분석가들은 최근 종파적 갈등이 내전 이후 가장 불안정한 국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앙정부와 헤즈볼라, 무기 반납 등 둘러싸고 충돌
중앙정부와 헤즈볼라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마론파 기독교 소속인 조제프 아운 대통령과 중앙정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군사력이 크게 약화된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 레바논 중앙정부는 이스라엘과의 대화·협상에도 적극적이다.
반면 헤즈볼라는 아운 정부를 2차 세계대전 때의 독일군 나치에 비유하며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무기 반납은 이스라엘에 대한 항복이며 레바논의 주권도 무너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투쟁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며 이번 분쟁이 끝나면 레바논 중앙정부의 (무장 해제 등) 조치가 모두 철회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