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시 원재료 나프타 공급 차질 불가피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여천NCC가 고객사에 제품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불가항력'을 통보하면서 석유화학 업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원재료인 나프타 수급이 차질이 생겨 공장 가동 중단(셧 다운)으로 이어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9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기초 제품인 에틸렌 생산 기준 국내 3위 석유화학사인 여천NCC가 고객사에 "제품을 더 이상 공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원료 수급이 어려워지자, 제품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고 고객사에 미리 통보한 것이다.
'불가항력'이란 자연재해나 전쟁 등이 발생해 제품 공급이 어려워질 경우 책임이나 불이익을 면제받을 수 있는 조치를 말한다. 핵심 물류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이달 인도되기로 했던 나프타 원료는 도착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공동 투자한 업체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석유화학 업계 구조 재편에 따라 3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현재 1·2공장만 운영하고 있다.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 감축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90달러를 넘어 배럴당 100달러도 넘었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다는 원재료인 원유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여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도 받고 있다.
국내 나프타의 절반은 수입되고 절반은 국내에서 원유를 정제해 직접 생산하는데, 수입 물량 중 5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최근 나프타 가격은 20% 넘게 오른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천NCC뿐 아니라 대부분 NCC 시설이 나프타 수급 차질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까지 NCC 가동률이 70~80%였는데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가동률이 더 떨어져 결국 셧다운까지 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는 원료와 제품 비축분에 여유가 있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당장 다음 달부터는 나프타 수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대책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는 통상 1~2개월 수준의 나프타 원료를 비축해 두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생겨 여천NCC와 같은 '불가항력' 선언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