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에 나프타 등 원가 부담 가중...사업 재편 압박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리스크로 국내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체들간 '눈치 보기'로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동 전쟁이란 대형 변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나프타 등 원가 부담도 커진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 10% 넘게 오른데 이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원가 부담이 커져 실적이 더 악화될 경우 업체간 구조조정 및 사업 재편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달 말 정부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 계획인 '대산 1호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공급 과잉 상태인 석유화학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통합하고, 고부가·친환경 중심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재편 기간 롯데케미칼의 노후한 나프타분해설비(NCC)의 가동을 중단하고, 두 회사의 범용 다운스트림 설비도 축소해 운영하기로 했다.

대산 공단은 롯데와 HD현대간 적극적인 노력으로 사업 재편에 속도가 나고 있지만, 국내 석유화학 핵심 단지인 여수와 울산에선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 여수에서는 현재 LG화학과 GS칼텍스가 NCC 통폐합 등을 검토 중이다. 국내 2, 3위 에틸렌 생산 업체인 롯데케미칼과 여천NCC의 통합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업체 간 '눈치 보기'로 협상에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울산 산단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가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중인데, 역시 속도가 더디다. SK지오센트릭은 정유사인 SK에너지에서 나프타를 공급받아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이란산 원유를 저렴하게 공급받아 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온 중국이 당장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산 저가 공세가 줄어들면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좋아질 수 있어 구조조정에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가장 우려된다"며 "그럼에도 국내 업체들간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