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더불어민주당과 신용회복위원회가 11일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와 연구단 출범식을 열었다
- 법안은 취약계층 대상 재무상담·채무조정·보험·대출 등 4대 기초금융을 보장하고 재원은 금융·투자·디지털자산 업계 출연금으로 마련하는 방안을 담았다
- 금융권은 출연금이 준조세화되고 심사권·가격 결정권을 제약해 수익성과 업권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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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금융투자, 디지털자산업계 출연 재원 공식화 논란
법 현실화 시 경영 수익성 악영향, 리스크 관리 비용 상승 전망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여당이 포용금융을 '금융기본권'으로 격상하는 내용의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재기를 돕겠다는 취지지만, 재원을 금융기관과 금융투자업계, 디지털자산 거래소 등의 출연금으로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준조세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소재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 토론회 및 금융기본권 연구단 출범식'에서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겸 서민금융진흥원 원장은 발제를 통해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의 주요 구상을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신용회복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정태호·김현정·김남희·안도걸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금융기본권 연구단도 이날 출범해 향후 법안의 구체적인 개념과 실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은 취약계층의 생애 주기와 재기 단계에 맞춰 4대 기초금융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4대 기초금융 체계는 ▲기초 재무상담 ▲기초 채무조정 ▲기초 보험 ▲기초 대출 및 기초 저축이다.
취약계층의 금융 상태를 진단하고, 과도한 채무를 조정하며, 질병 등 외부 충격에 대비할 보험 안전망을 제공하고, 재기 의지가 있는 이들에게 저금리 대출과 저축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 금융기본권 법제화 추진…재원은 민간 출연금
쟁점은 재원 조달 방식이다. 이날 발제에서는 기초금융 전담기구를 구축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되, 재원은 금융기관과 금융투자업계, 디지털자산 업체 등으로부터 출연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권이 체감할 부담은 단순한 기금 출연을 넘어 비즈니스 환경 전반의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기관은 이미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등 사회공헌 성격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이 제정되면 출연 규모가 확대되거나 고정 비용화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디지털자산 업계도 새 부담 주체로 거론됐다. 발제 과정에서 금융투자기관과 디지털자산 업체가 금융시장 내에서 반사적 이익을 누리는 주체로 언급된 만큼, 향후 법제화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책임 부담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사실상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떼어내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출연 기준과 규모, 업권별 부담 방식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 수익성과 주주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취약층 보호 취지에도…심사권·가격질서 충돌 우려
금융기본권이 실제 법제화될 경우 금융사의 여신 심사와 리스크 관리 원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취약계층에 대해 통장 개설이나 최소한의 금융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될 경우, 금융기관은 수익성이 낮고 관리 비용이 높은 고객군을 더 많이 떠안게 된다.
유럽의 기본계좌 지침처럼 일정 수준의 금융 접근권을 보장하는 방식이 도입될 경우 금융 취약계층의 제도권 접근성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저신용 차주 관리 비용, 연체 리스크, 내부통제 부담이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기초 대출과 기초 보험이 권리 보장 체계 안에 포함될 경우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대출은 신용위험, 보험은 위험률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상품이다. 이를 기본권 차원에서 낮은 비용으로 제공할 경우 손실 부담을 누가 질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금융을 기본권으로 규정하면 금융사의 심사권과 가격 결정권이 제한될 수 있다"며 "정책금융 영역과 민간 금융 영역의 경계가 모호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출연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시장의 관심사다. 디지털자산 업계는 기존 은행·보험·카드업권과 달리 여신 기능을 직접 수행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금융시스템의 공공성이라는 잣대를 적용해 출연금을 부과할 경우 업계 반발이 불가피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상품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전제되는 영역인데, 금융기본권 재원 부담 주체로 포함될 경우 투자자 보호와 취약계층 금융 지원의 비용을 어디까지 부담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 "저신용 배제 이익 환원" 발언도 논란 예고
김은경 신복위원장의 발언도 금융권 논란을 키울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발제에서 "금융기관이 저신용자 대출을 배제해서 얻는 부당 이득이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13조원"이라며 "특정한 이들에게만 대출을 줘 얻은 반사적인 이익을 사회적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논거를 수학적으로 만들까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금융사가 저신용자를 배제해 얻은 이익을 사회적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정상적인 여신 심사와 위험 관리를 '부당 이득'으로 볼 수 있느냐는 반론이 나온다.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거절하거나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상환 가능성과 부도율을 반영한 리스크 관리의 결과일 수 있다. 물론 불법 사금융, 약탈적 대출, 불완전판매 등은 규제해야 하지만, 저신용 차주에 대한 선별적 대출 자체를 약탈적 금융의 결과로 볼 경우 금융회사들의 정상적인 신용평가 기능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민기초금융보장법 논의는 앞으로 금융기본권 연구단과 민주당 입법추진단을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취약계층 보호라는 정책 목표와 민간 금융사의 자율적 리스크 관리 원칙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향후 법제화 과정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