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수사권을 쥔 소수 수사기관(경찰)이 기소권과 사법권, 헌법재판 기능 적법성까지 최종적으로 심사하는 '사법 통제 최상위 권력'으로 군림하게 되는 사태를 우려한다."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최근 '법왜곡죄(형법 개정안)'를 반대한다며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법왜곡죄는 판·검사가 형사 사건에서 부당한 목적으로 법령을 왜곡 적용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곽 의원 반대에도 법왜곡죄는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곽 의원은 법왜곡죄 시행 시 경찰이 무소불위 권한을 갖는다고 우려했다. 법 왜곡 여부를 1차로 판단하는 수사 주체는 사실상 경찰이 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에서다. 곽 의원은 경찰이 검사 기소가 정당했는지 심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판사 판결이 법을 왜곡하지 않았는지도 경찰이 따질 수 있다고 곽 의원은 봤다. 곽 의원은 심지어 법관 신분인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형사 사건에 적용되는 법률 위헌 심판 사건까지도 판단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약 7개월 후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수사와 기소 분리 흐름에 따라 경찰 영향력은 지금보다 커지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법왜곡죄까지 더해지며 국가 권력 전체가 경찰에 종속될 수 있다는 게 곽 의원 우려다.
곽 의원이 우려하는 점이 '기우'에 그치려면 경찰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 비대해지는 경찰 권력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는 경찰 개혁 3대 과제를 추진 중이다. 3대 과제는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폐지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자치경찰제 이원화 본격 시행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폐지를 국정과제로 내걸고 관련 입법·조직 개편을 추진해 왔다. 경찰국은 지난해 8월 폐지됐다. 다만 다른 과제는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 행정안전부 내 국가경찰위원회를 국무총리실 산하로 옮겨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하는 방안은 입법 논의 중이다. 생활안전·교통·학교폭력 등 민생 치안 사무를 지방자치단체 소속 자치경찰에게 완전히 넘기는 자치경찰제 이원화는 본격 시행 전이다.
여기에 더해 경찰 개혁을 논의할 경찰 수장 공백은 계속된다. 2025년 12월말 조지호 전 경찰청장 파면 이후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 체제가 이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요 정부 부처 장·차관 임명을 계속하지만 경찰청장 후보자는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경찰 수장 부재는 조직 내부 기강 해이와 함께 중대 개혁 과정에서 경찰이 가져야 할 책임성을 희석시킨다. 대행 체제는 기본적으로 '관리'와 '유지'에 무게중심을 둘 수 밖에 없어서다. 대행은 정식 임명된 기관장에 비해 정당성과 책임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있다. 대행 체제가 길어지면 개혁 과제 추진 동력도 떨어질 수 있다.
검찰청 폐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사법 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도 국회 문턱을 넘었으니 이제는 경찰 개혁이라는 수술도 서둘러야 한다.
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