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7일(현지 시간) 유럽 주요국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거품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사상 최장 기간으로 이어지고, 미국의 소비자 심리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악재가 겹쳤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3.11포인트(0.55%) 떨어진 564.79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9월 초 프랑스의 국채 불안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게 부각됐을 당시 이후 가장 큰 2주 연속 하락폭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64.06포인트(0.69%) 내린 2만3569.96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53.21포인트(0.55%) 물러난 9682.57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4.59포인트(0.18%) 하락한 7950.18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51.02포인트(0.35%) 떨어진 4만2917.67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16.60포인트(1.34%) 내린 1만5901.4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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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의 미시간대가 이날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잠정치)는 50.3을 기록해 전달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최저치였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술주 고평가에 대한 우려는 지속됐다. STOXX 600 지수의 테크 섹터는 이날 2.1% 하락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지멘스 에너지 등 기술 장비 제조업체들도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빈(Nuveen)의 매크로 크레디트 부문 대표 겸 글로벌 투자 전략가인 로라 쿠퍼는 "최근 몇 개월간 시장을 이끌었던 AI 랠리 이후 과도한 낙관론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되고 있다"며 "미국의 장기화된 정부 셧다운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럽은 미국발(發) 위험 회피 심리 여파에 휩싸인 상태"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 증시의) 이번주 하락은 뚜렷한 단일 원인은 없다"면서 "애널리스트들은 기술주 고평가와 미 정부 셧다운의 장기화, 미 연준의 매파적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 성적표가 주는 긍정적 모멘텀이 감지됐다.
영국의 대표적인 민영방송사 ITV는 16.6% 급등하며 이날 STOXX 600 지수 기업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형 통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컴캐스트가 소유한 스카이에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부채 포함 16억 파운드에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가 나온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독일의 아우모비오는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뒤 9.8% 올랐다. 필리프 폰 히르슈하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넥스페리아의 (자동차용) 칩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은행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는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순이익을 발표하고 2025년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4.4% 상승했다.
쿠퍼는 "전반적으로 유럽 기업들의 실적은 긍정적"이라며 "최근 들어 2026년 실적 추정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분기 실적 시즌을 지배했던 유로 강세와 관세 위험이라는 두 가지 주요 이슈가 완화되고 있어 이번 실적 시즌은 보다 건설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영국의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라이트무브는 2026년 이익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12.5% 급락했고, 브리티시 에어웨이의 모회사인 IAG는 분기 실적 발표 후 미국 노선 수요 둔화를 경고하며 11.6% 하락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도 5.1% 하락했는데 이는 경쟁사인 미국의 일라이 릴리와 함께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가격을 인하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