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청 갈등'·'투톱 갈등' 등은 정청래의 숙제
"과도한 연임 의지...사람들 공감 얻기 힘들어"
"혹평은 시기상조...오히려 여야 관계에서 우위 점하고 있어"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이달 10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대통령실과의 온도차를 드러내는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뿐 아니라 원내지도부 등 의원들과의 감정의 골 등은 정 대표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정 대표가 강성 당원들의 지지로 61.74%라는 높은 득표율을 얻어 당대표에 당선됐지만 정부여당을 이끄는 수장인만큼 좀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
|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1.05 pangbin@newspim.com |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지난 3일 민주당이 추진하려던 '대통령 재판중지법'(국정안정법) 추진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는 이유에서다.
박수현 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2일 "이제부터 민주당은 재판중지법을 '국정안정법', '국정보호법', '헌법 84조 수호법'으로 호칭하겠다"며 "국정안정법 논의가 지도부 차원으로 끌어올려질 가능성과 정기국회 안에 처리될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헌법 8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은 중지된다는 게 다수 헌법학자의 견해"라며 "헌법상 당연히 재판이 중단되는 것이니 입법이 필요하지 않다"고 당과 선을 그은 것이다.
대통령실이 당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나타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추석 연휴에 라디오에 출연해 "당 입장과 운영 방향에 대해 취지는 전부 동의하지만 가끔 속도나 온도의 차이가 날 때가 있지 않나"라며 "(당에) 대통령의 생각을 잘 전달했을 때 당이 곤혹스러워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연이어 '명청 갈등'이 불거지자 정 대표는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100일 기자회견을 별도로 개최하지 않고 오는 9일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현장간담회를 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가 풀어야 할 건 '당정 엇박자'뿐만이 아니다. 원내 의원들을 통솔하는 리더십도 정 대표 앞에 놓인 숙제다. 정 대표는 높은 당원 지지율을 바탕으로 당선됐지만, 당시에도 "당심은 정청래, 의심(의원들의 마음)은 박찬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당 투톱(정청래·김병기) 간 신경전도 반복되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법(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과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야당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분출된 김병기 원내대표와의 서먹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는 것.
한 초선 의원은 정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열심히는 하시는데 권력을 장악하려는 의지가 너무 보이는 것 같긴 하다. 연임 의지가 되게 강하신 것 같다"면서 "정치라는 게 본인의 욕심이 드러나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기 어렵지 않나. 큰 정치를 하려면 큰 그림을 그리고 큰마음으로 움직이셔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영입 인재인 유동철 부산 수영지역위원장이 부산시당위원장 후보 면접에서 컷오프된 사건을 두고도 권력투쟁이 지나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천권은 당 고유 권한이라지만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결정에 대해 김병기 원내대표와 황명선 최고위원 등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을 끝낼 수도 있는 결정인데 보고 사항으로 끝내는 게 맞나"라는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선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 컷오프 결정이 후보자들의 추후 정치 활동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까닭에서다.
다만 정 대표의 리더십에 혹평을 내리기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때때로 오버페이스를 할 뿐이지 개혁 정책에 발목을 잡진 않는다"면서 "오히려 정 대표의 등장으로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여야 관계에서 정 대표가 압도적인 힘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대통령도 강성, 국민의힘 대표도 강성, 정 대표도 강성이라서 지나치게 강한 이미지는 본인한테나 당에나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원내대표가 강하게 가고 당대표가 이를 토닥이는 그림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리더십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당내 여러 인사들을 품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을 품는 등 좀 유연하게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eyj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