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증설 3~4년 소요 예상…공급보다 품질이 우선
AI 팩토리로 재편…각 계열사 'AI 기반 경쟁력' 구축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은 이제 모든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가 됐다"며 "SK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통신을 아우르는 AI 팩토리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최 회장은 "AI 전환은 미리 계획된 일이 아니라 제너레이티브 AI(생성형 AI)가 생활 속으로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대응한 결과"라며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미 AI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기조연설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최 회장은 "AI 시대는 반도체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메모리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의 트렌드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급등한 SK하이닉스 주가와 관련해서는 "주가 목표를 정해놓은 건 없지만, AI 투자가 늘어날수록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얼마까지 오를지는 저도 모른다. 다만 더 성장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기조연설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HBM 생산 능력 확충과 관련해선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다"며 "청주 공장을 포함한 생산라인은 최소 3~4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이미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수요가 공급을 추월한다면 메모리 업계에는 슈퍼사이클이겠지만, 반대로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 될 수도 있다"며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BM4 공급 협의에 대해서도 "모든 고객이 분기마다 필요 물량을 논의한다"며 "그건 늘 해오던 일"이라고 답했다.
![]()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기조연설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근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더 다양한 제품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남의 회사와 비교할 생각은 없고, 고객이 원하는 만큼 정확히 납품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일축했다.
AI 반도체 생태계에서의 SK 역할에 대한 질문에 최 회장은 "우리는 공급자이자 사용자"라고 정의했다. 이어 "HBM을 공급하는 동시에 GPU를 구매하는 입장이라 순환 거래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사고파는 건 당연한 시장 행위"라며 "그걸 버블이라 부르는 건 지나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의 AI 생태계 전환 속도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결코 늦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중요한 건 GPU를 확보하는 게 아니라 그것으로 무엇을 하느냐"라며 "현재 국내 AI 수요는 10~20메가 수준이지만, B2B와 생성형 AI가 본격화되면 급격히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6만 장 수준의 GPU 확보는 시의적절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젠슨 황 CEO와의 협력에 대해 "한국의 메모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엔비디아가 만드는 차세대 칩 '블랙웰'이나 '루빈' 생산도 어려워진다"고 했다.
![]()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기조연설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최 회장은 AI 슈퍼사이클 전망에 대해 "그걸 알면 신이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그는 "AI 투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요 폭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게 얼마나 지속될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최근 젠슨 황 CEO와의 만찬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를 묻자 최 회장은 "당시 나는 APEC CEO 서밋 의장이었다"며 "경주에서 회의를 주재해야 했기 때문에 치킨 모임에 갈 수 없었고, 젠슨도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젠슨은 매우 좋은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젠슨 황 CEO와의)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
















